미주한인 이산가족 북한 고향 길 열려
2025-12-22 (월) 07:33:05
유제원 기자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영 김 의원과 만나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유숙 회장(미주통일연대), 에스터 김(이산가족), 영 김 의원, 이차희 사무총장.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노래 가사처럼 그리워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재미한인이산가족들은 그렇게 그리워하며 반세기가 넘게 기다리고 있다.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DFUSA, 사무총장 이차희)는 연방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상정될 수 있도록 추진해왔다. 과거 한국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
분단의 비극을 잘 알고 있는 한인들에게 이산가족문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이산가족 문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었다. 반세기가 넘도록 가족들과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도 없고 이를 방치한 정부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8일 국방수권법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면서 여기에 포함된 재미이산가족 등록법안도 최종 입법화에 성공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미국 정부가 이산가족 등록을 접수하고, 국무부가 북한과 접촉할 때마다 반드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의제로 다루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00만 달러의 예산이 국무부에 배정돼 그간 가로 막혔던 인도적 지원의 길도 열리고, 외교적 노력을 통한 북미대화 재개도 기대하고 있다. 이차희 사무총장은 “고향 땅을 밟을 길이 열렸다”며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북한을 방문해 부모님의 유골도 묻고 성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80~90대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생전에 고향에 갈 수 있게 됐다”며 “6.25전쟁 당시 헤어진 어린 동생과 형제들이 아직 살아있는지 확인해 보고, 어쩌면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DFUSA는 법안을 주도한 공화당 영 김 하원의원·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민주당 수하스 수브라마니암 하원의원·팀 케인 상원의원 등 초당적 노력에 감사하며 줄리 터너 전 북한인권대사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이 사무총장은 “100만 달러의 예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죽어서라도 고향에 가고 싶은 이산가족들의 마지막 희망”이라며 “국무부는 조속히 등록 절차를 시작하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의 (773)606-5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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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