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십이 넘어서 한 생각들’ 표지.
메릴랜드 클락스버그에 거주 중인 심재훈(필명 겨울부채) 작가가 시와 에세이를 묶은 작품집 ‘육십이 넘어서 한 생각들’을 출간했다. 그의 네 번째 작품집이다. 메릴랜드 고요한 숲길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한 깊은 관조를 통해, 고요와 성찰, 감사의 언어로 삶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는 지혜를 전한다.
낯선 땅에 뿌리내린 이민자의 고독이 저자의 필명 ‘겨울부채’처럼 차가운 침묵 속에서 사색의 바람을 일으키고, 그 바람은 마음 깊숙한 곳에 스며들어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조용한 숲길 위에서 삶의 모순을 끌어안고, 자신을 향한 질문을 던지며, 마침내 삶의 결을 찾아낸 지혜가 감동으로 와닿는다.
심 작가는 “육십을 넘어선다는 것은 삶의 언어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뜻이다. 젊은 날의 언어가 꿈과 열정, 성취의 어휘로 가득했다면 이제는 고요와 성찰, 감사의 음절들이 더 가슴으로 다가온다”며 “육십이 넘어서 겨우 알아낸 생각으로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평화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인생은 유한하지만, 그 유한함 속에서 영원을 어루만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서는 음악의 빠르기를 표시하는 Andantino, Allegro, Moderato, Largo 등 4부로 구분돼 ‘두 개의 동굴’ ‘아버지의 그늘’ ‘노을을 품다’ ‘사이(間)’ ‘술주정’ ‘무궁화꽃이 피면’ ‘길 위에서’ ‘당신의 무덤’ ‘죽는다는 것’ 등 29편의 작품이 동명의 시와 에세이가 세트로 실려 있다.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서울 중대부고와 대학 졸업 후 2004년 이민한 그는 본보 미주본사가 주최한 제40회 문예공모전(2019) 시부문 당선을 비롯해 워싱턴문학 신인상,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2020), 재미수필가협회 신인상 공모전(2020), 재외동포청 동포문학상 소설 부문 (2023) 등에서 입상했다. 계간 미니문예지 ‘산들바람’의 발행인으로 수필집 ‘그냥’, 시집 ‘그 저녁 무렵부터’, 소설집 ‘스틱스 강’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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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