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신애 시인 반세기 문학 여정 담은 ‘가을을 줍는 여인’ 출간

2025-12-04 (목) 03:08:12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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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기념회 12월 14일 낮 2시 리치몬드 침례교회

박신애 시인 반세기 문학 여정 담은 ‘가을을 줍는 여인’ 출간

박신애 시인

반세기 세월 동안 글을 써온 박신애 시인<사진>이 열네 번째 책이자 수필집 ‘가을을 줍는 여인’을 출간했다. 이번 신작은 작가가 지나온 생을 다시 바라보며, ‘시간의 강을 건너온 사람’으로서의 성찰과 회고를 다층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1974년 첫 시집 ‘고향에서 타향에서’ 속에 실렸던 시 ‘가을을 줍는 여인’으로부터 시작된 작가의 문학 여정을, 한 세대의 시간 위에 다시 고요히 놓아 보는 회고록으로, 특히 생전에 박목월 시인이 직접 써준 추천의 글이 다시 실리며, 작가의 시작을 밝혀준 ‘첫 은혜’를 기억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박신애 시인 반세기 문학 여정 담은 ‘가을을 줍는 여인’ 출간

책표지


1938년에 태어난 박시인은 한국에서 Medical Center의 간호사로 일하다 1962년 도미했다. 보스턴의General Hospital에서 근무하며 신은호 물리학 박사와 결혼한 박시인은 과학자의 아내로, 가정의 중심으로, 남편의 연구를 돕는 동반자의 삶을 살다 1972년 한국 방문 중에 박목월 시인의 호의를 입어 첫 시집 ‘고향에서 타향에서’를 출간하게 된다. 그 무렵, 시동생 신선호와 함께 ‘율산’ 기업을 창립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박시인 가족은 율산을 키우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당시 S.F Marine Co.의 지속적 지원으로 율산은 크게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율산은 오래가지 못했고, 그 일 이후 남편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자 박시인은 30년이나 떠나 있었던 간호 현장으로 다시 뛰어들었다. 그중 10년은 정신병원(Mental Hospital)에서 일하며 삶의 가장 깊고 어두운 단면을 경험했고, 그 시간은 시인에게 또 다른 인간 이해의 문을 열어 주었다. 2010년 은퇴한 박시인은 노년의 신앙을 이어가고 있으며 남편을 떠나 보낸 뒤에는 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박시인은 현재 리치몬드 침례교회에 출석하며 매일 글쓰기와 화초 가꾸기로 소일하고 있다.

책은 총 다섯 개의 부로, 제1부 ‘시간의 강을 건너며’에서는 젊은 날의 선택과 갈림길, 삶의 무게를 재던 순간들, 그리고 끊임없이 길을 찾아 나아가던 시인의 발걸음을 따라간다. 이어지는 제2부 ‘오늘이라는 내일’에서는 하루하루가 쌓여 또 다른 미래를 만든다는 사유가 중심을 잡으며, 오늘을 견뎌내고 다시 내일을 향해 서 있던 작가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흐른다.


제3부와 제4부는 그의 삶에서 가장 넓고 깊은 영역을 차지한다. ‘기어코 엄마로 남을 거라고’, ‘살아간다는 건 모두 꿈인가’, ‘세월의 강을 건너며’, ‘다음 시간으로 돌진하다’, ‘내 마음은 아직도 꽃밭에’ 등의 연작은, 가족·상실·회복·노년의 고독·내면의 성장까지 폭넓은 주제들을 다룬다.

마지막 제5부 ‘황혼이 짙게 물들 때’에서는, 인생의 마무리로 향하는 사유가 가장 깊은 음영으로 담긴다. ‘나는 내 삶의 주인’, ‘빛이 되고 기다림 되어’ 등의 글들은, 한 사람의 생이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를 담담한 문장으로 자신의 황혼을 독자와 함께 바라본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12월 14일(수) 오후 2시, 리치몬드 침례교회에서 열린다. 리치몬드 침례교회(정승룡 목사), 주간 현대(김동열 대표), ‘북산책; 출판사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김영란 출판사 대표는 “이 책은 한 여성 작가가 걸어온 세월을 세밀하게 포집한 기록이며, 삶의 여러 굴곡을 자기만의 언어로 견뎌낸 증언”이라며 “독자들이 각자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라고 전했다. 참가비는 없으며 행사에서는 작가의 육성 낭독, 음악 순서 등이 마련되며 참석자들에게는 저자의 사인이 담긴 책이 증정될 예정이다.

-출판 기념회
▶일시 : 12월 14일 오후 2시
▶장소 : 리치몬드 침례 교회 5711 Jefferson Ave. Richimond, CA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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