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앤트로픽CEO “엔비디아칩, 中판매 안돼…민주국가 AI 발전 먼저”

2025-12-03 (수) 07: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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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오픈AI처럼 ‘코드레드’ 필요없어”… “순환거래, 원칙적으로 문제 안돼”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의 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3일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딜북 서밋' 행사에 참석해 민주주의 국가가 먼저 AI 발전을 이루기 위해 반도체 수출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모데이 CEO는 "AI 모델이 계속 발전하면 데이터센터 안에 천재를 가득 보유한 나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주의 국가가 먼저 그 지점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권위주의 국가가 (먼저) 도달하면 그들은 정보·국방·경제적 가치·연구개발(R&D) 등 모든 면에서 우리를 압도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자국민을 억압하고 완벽한 감시국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첨단) 칩을 중국에 판다면 그들이 먼저 거기 도달할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이라며 "이는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사회자인 앤드루 루스 소킨 NYT 칼럼니스트가 앤트로픽이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음에도 그는 자신의 견해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민자(대만 태생) 출신으로 미국에 와서 무에서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을 일군 사실을 존경한다면서, 자신의 견해는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책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AI 감시에 관한 질문에도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권력 집중을 우려해야 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쟁사인 오픈AI가 구글의 추격을 받아 최근 중대경보(코드레드)를 발령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코드레드를 발령할 필요가 없다"고 견제에 나섰다.

그는 오픈AI와 구글이 소비자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챗봇 개발에 주력하는 반면 자신들은 기업용 시장에 집중한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아모데이 CEO는 "우리는 기업 요구에 맞춰 모델을 최적화해왔고 특히 빠르게 발전한 분야는 코딩"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이런 (소비자 대상 시장) 경쟁에 대해 덜 걱정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AI 거품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일부 플레이어들은 욜로(YOLO·인생은 한 번 뿐)라는 식으로 행동한다"며 AI 기업들이 개발과 인프라 등에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는 등 지나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원하는 모든 고객을 수용하지 못하게 되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면 비용을 충당할 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엔비디아가 투자한 돈으로 다시 엔비디아의 칩을 사는 이른바 '순환거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그 자체에 부적절한 점은 없다"고 옹호했다.

적절한 시점에 매출을 낼 자신이 있지만 당장 인프라를 구축할 돈이 없으면 활용할 수 있는 카드이며, 다만 지나치게 규모가 커져 매출 목표를 맞추지 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엔비디아로부터 1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50억 달러를 투자받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앤트로픽은 그 투자금으로 엔비디아 칩을 장착한 MS의 클라우드를 구매하기로 해 순환 거래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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