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제] ‘온통 황금’… 변기 하나에 1,200만불

2025-11-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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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텔란 작품 ‘아메리카’

▶ 소더비 경매서 낙찰돼 “과도한 부의 상징 풍자”

[화제] ‘온통 황금’… 변기 하나에 1,200만불

카텔란이 만든 황금 변기 ‘아메리카’. [로이터]

바나나 작품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만든 ‘황금 변기’가 경매에서 무려 1,210만 달러에 팔리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소더비 경매에서 카텔란의 작품 ‘아메리카’가 새 주인을 찾았다. 223파운드(약 101.2kg)의 18캐럿 금으로 제작된 이 변기는 2019년 영국 블렌하임궁전에서 도난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바로 그 작품과 동일한 기능을 갖춘 버전이다.

경매 시작가는 1,000만 달러였지만 경쟁이 붙으며 최종 낙찰가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소더비 측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실제 변기라는 점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카텔란은 ‘아메리카’에 대해 “과도한 부를 상징하는 미국 사회를 풍자하고 싶었다”며 “가장 기본적이고 낮은 공간(변기)에 가장 값비싼 물질(금)을 배치해 예술의 본질을 묻고자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메리카’는 2016년 두 점이 제작됐다. 이번에 낙찰된 작품은 2017년부터 익명의 수집가가 보유해 온 버전이며 또 다른 한 점은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화장실에 실제 설치됐다. 당시 관람객 10만 명 이상이 줄을 서서 관람했고, 예약하면 3분 동안 변기를 실제로 사용해볼 수도 있었다.

이 작품은 미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 고흐 그림 대여를 요청하자 구겐하임이 대신 이 황금 변기를 제안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후 작품은 블렌하임궁에 전시됐다가 며칠 만에 도난당했고, 범인 2명은 올해 초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변기 본체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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