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화토탈, PX공급 ‘불가항력’ 선언… 산업계 ‘도미노 타격’ 우려

2026-04-18 (토) 12:00:00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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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수지 재료

▶ 거래처에 공급 차질 관련 공문 보내
▶ LG 화학 등도 이미 한계 상황 달해

미국·이란 전쟁으로 장기화된 중동발 원유·나프타 수급난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공급 불가항력’ 선언이 확산하고 있다.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석유화학제품도 비닐·플라스틱 원료인 에틸렌에서 시작해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PET) 수지 재료인 파라자일렌(PX)까지 확대됐다.

17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최근 거래처에 PX 공급 불가항력 공문을 보냈다. 제때에 필요한 만큼 납품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한화토탈은 원료 수급 문제로 지난달부터 생산량을 줄였고, 상황에 따라 추가 생산 감축 및 공장 가동률 조정도 고려하고 있다.


PX는 폴리에스터 섬유와 페트 수지, 식품 포장 필름의 재료로 활용된다. 한화토탈은 연간 PX 194만 톤가량을 생산하는 국내 1위 기업이다.

한화토탈의 불가항력 선언은 지난달 초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시설인 여천NCC에 이어 두 번째다. 아직 불가항력까지는 아니지만 한화솔루션, LG화학, 롯데케미칼 등도 지난달부터 잇따라 고객사에 공급 차질 가능성을 알렸다.

석화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국내 정유사가 약 55%를 공급하고, 나머지는 수입한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중동발 비중은 수입 물량의 절반 정도다.

국내에서 필요한 나프타의 5분의 1 이상이 전쟁 이후 꽉 막힌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가 부족해 공장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원료 수급난과 원가 부담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평소의 절반가량으로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급 차질은 에틸렌, 폴리올레핀(PO), 가소제(유연성을 위한 첨가물), PX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연쇄적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비닐봉투, 식품 포장재, 가전·자동차 부품, 건축·자동차용 페인트, 주사기, 비료, 섬유, 고무 등은 물론 내장재, 페인트, 타이어 같은 석화제품이 쓰이는 완성차 업계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료 주원료인 암모니아와 요소 역시 중동 지역 의존도가 높아 ‘푸드플레이션(농산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아직 국민들이 체감할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석화 산업은 가치사슬이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 언제 어디서 부족 현상이 불거질지 예측이 힘들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상당수는 수출 물량이라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무엇보다 사재기 방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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