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7월 캐나다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원주민 지도자와 만나고 있다 [로이터]
교황청은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원주민과 연관된 유물 62점을 반환했다고 밝혔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캐나다가톨릭주교회의(CCCB)에서 캐나다 주교들을 만나 이누이트 카약을 포함한 유물을 전달했다. 교황청은 이를 "대화와 존중, 형제애의 구체적인 표시"라고 설명했다.
CCCB는 이들 유물을 각 원주민 공동체로 돌려보내기 위해 캐나다 전국원주민기구(NIO)에 인도할 예정이다.
과거 전 세계 가톨릭 선교사들은 1925년 피우스 6세 교황이 바티칸에서 주최한 전시회를 위해 각지의 유물을 모아 보냈다.
이 전시회에선 10만점 넘는 작품이 전시됐고, 그중 절반 가까이는 신설된 선교 민족학 박물관을 거쳐 1970년대 바티칸의 박물관들로 옮겨졌다.
교황청은 이 유물들이 피우스 6세에게 제공된 선물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역사학자나 원주민 단체 등은 당시 가톨릭 선교사들과 현지 원주민의 권력 불균형을 고려할 때 공짜로 준 선물로 봐야 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가톨릭교회는 과거 아메리카 원주민 탄압에 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반성하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레오 14세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캐나다 전역의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원주민 학생 학대·매장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청과 캐나다 원주민간 유물 반환 협상에도 속도가 붙었다. 원주민 지도자들은 2022년 바티칸 방문에서 이누이트 카약, 조가비 구슬 벨트, 전투용 곤봉, 가면 등 유물 반환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