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리모델링과 ADU의 부상

2025-11-13 (목) 12:00:00 제니스 박 콜드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크게 작게
주택 리모델링과 ADU의 부상

제니스 박 콜드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요즘 미국 부동산 시장은 조용하지만 깊은 변화를 겪고 있다.

집값과 금리가 동시에 높은 지금, 사람들은 더 이상 “새 집을 살까?”보다 “지금 집을 어떻게 더 잘 쓸까?”를 고민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리모델링과 ADU(Accessory Dwelling Unit, 보조주택단위)가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리와 공급난이 만든 리모델링 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7%대로 오르자, 많은 가정이 매매 대신 리모델링을 택하고 있다. 레드파인 통계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절반 이상이 향후 1년 내 집을 고칠 계획이 있다. 예전처럼 낡은 집을 단순히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홈오피스나 게스트룸 등 새로운 기능을 담는 공간 재구성이 중심이다. 경제적 이유도 뚜렷하다. 기존 모기지가 3%대인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면, 금리가 두 배로 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낮은 금리를 유지하며 홈에쿼티 대출(Home Equity Loan)을 활용해 리모델링한다. “지금 사는 집을 더 나은 집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 된 것이다.

■ADU, 공간을 자산으로 바꾸다

리모델링과 함께 급성장 중인 시장이 바로 ADU다. ADU는 단독주택 부지 안에 별도의 소형 주거공간을 짓는 형태로, 게스트하우스나 임대용 별채로 활용된다.

캘리포니아주는 주택난 해결을 위해 ADU 규제를 완화했고,2024년 기준 연간 3만 건 이상의 허가가 발급됐다. ADU는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수익 창출의 수단이다.

자녀가 독립한 뒤 남는 마당에 ADU를 지어 임대하거나,

노부모의 별도 공간으로 사용하는 등 세대 간 독립과 유대가 모두 가능하다.


임대 수입은 모기지 부담을 덜어주고, 은퇴 세대에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든다.

■지방정부의 지원과 새로운 산업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등 일부 주정부는 ADU 인허가를 간소화하고

표준 설계도 무료 제공, 세금 감면, 최대 4만 달러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립식 ADU(Prefab ADU)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3~4개월이면 완공되는 턴키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ADU는 더 이상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대중적인 주택 확장 방식이 되었다. 리모델링 산업 역시 커지고 있다. 소규모 시공업체, 모듈형 하우스 회사, 인테리어 전문 스타트 업이 새로운 주택 개선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바뀌는 주거문화

이제 미국의 주택시장에서는 “이사할까, 고쳐 쓸까?”가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 되었다.

젊은 세대는 집 일부를 임대하거나 소형 ADU를 짓고, 중장년층은 부모·자녀 세대를 위한 다세대형 구조로 리모델링한다. 미국 가정의 6가구 중 1가구가 세대가 함께 사는 형태다. 집은 더 이상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가족의 변화에 맞춰 진화하는 자산이 되었다.

■한국 시장에 주는 시사점

한국 역시 비슷한 흐름에 놓여 있다. 서울은 신규 공급이 어렵고, 지방은 공실이 늘고 있다. 이제는 새집을 짓기보다 기존 주택의 활용력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가구 리모델링, 세대 분리형 구조, 도심형 ADU 도입 등은 한국 부동산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방향이다.

■ 주택의 경쟁력은 평수가 아니라 활용력이다

리모델링과 ADU의 확산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그 속에는 금리, 인구, 세대문화, 일자리 변화가 녹아 있다. 사람들은 더 큰 집보다, 지금 집을 더 잘 쓰는 방법을 찾고 있다. 미국의 흐름은 우리에게 말한다. 이제 부동산의 핵심은 “새로움”이 아니라 “활용력”이다. 사는 집을 고쳐 쓰는 시대,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문의 (714) 349-0505

<제니스 박 콜드웰 뱅커 베스트 부동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