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LA 수십명 체포, ICE 요원들 공개적 작전
▶ 데이케어 교사도 끌고가 “커뮤니티에 공포 조장”

5일 이민단속 요원들에 의해 교사가 체포된 시카고의 데이케어센터 모습. [로이터]
전국에서 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4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수비대(BP)가 LA와 보스턴 등지에서 대대적 이민 단속 작전을 전개하며 지역사회에 충격과 공포를 던졌다.
보스턴 올스턴-브라이튼 지역의 케임브릿지 스트잇에 있는 ‘올스턴 카 워시’에는 이날 오전 ICE 차량들이 들이닥쳐 일하던 이민 노동자 9명을 한꺼번에 연행했다. 올스턴-브라이튼 지역구의 리즈 브레이든 시의원은 “올해 이 지역에서 벌어진 가장 큰 단속”이라며 “내가 아는 한 모두가 합법 체류 신분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단속은 오전 11시께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소유주 마이크 델라니는 GBH 방송에 “직원들이 고객 차량 내부를 닦고 있던 중 연행됐다”며 “지금은 직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만 말하고 추가 언급을 꺼렸다. ICE와 국토안보부는 체포 근거와 연행 후 이송지 등에 대한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고 있다.
같은 시각 LA 일원에서는 더 과격한 장면이 펼쳐졌다. 사이프러스팍의 홈디포 매장 주변에는 마스크·전술조끼·자동화기를 갖춘 연방요원 수십명이 투입돼, 사설 공간인 지역 노동센터까지 들이닥친 가운데 최소 6명이 연행됐다고 시민단체와 목격자들은 전했다.
일부 영상에는 바닥에 엎드려 있던 노동자가 페퍼스프레이를 맞고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가는 장면, 유아용 카시트에 앉아 있는 아이가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이 연행되는 동안 차량 안에 남겨진 장면 등이 담겼다.
현장에 있던 이민노동자 지원단체 IDEPSCA 측은 “우리 코디네이터까지 땅바닥에 넘어뜨려 무릎으로 짓누르고 수갑을 채웠다”며 “오늘은 선거일이다. 시민적 참여를 촉구하는 날에 연방요원들이 노골적으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영리 단체인 ‘유니온 델 바리오’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이날 아침 9시 이후 연방요원 차량 20여대가 다저스 구장 주변에도 집결했고, 이날 LA시 전역에서 약 100명 규모의 요원들이 출동해 작전이 진행된 정황도 확인됐다.
또 다음날인 5일 시카고에서는 라틴계 데이케어센터에 ICE 요원들이 들이닥쳐 어린이들을 돌보는 여성 교사를 체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CBS 시카고 등이 보도했다. 당시 목격자들이 촬영한 동영상에 따르면 체포 당시 현장에는 아이들과 다른 직원들도 있었다.
전·현직 사법기관 관계자들과 이민 변호사들 상당수가 “대규모 단속은 새벽이나 평일에 은밀히 진행되는 것이 통례”라고 말해 왔다. 이런 가운데 “선거일에, 투표가 진행되는 바로 그 시간에, 대도시 중심지를 상대로 동시다발 공개 단속을 벌였다”는 점에서 이번 작전은 전례가 거의 없다는 평가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달부터 “선거일 투표소 주변에서 군인, ICE, 국경수비대를 볼 수도 있다”는 경고성 발언을 반복해 왔지만, 실제 선거일 당일 이렇게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실행된 장면이 영상으로 확인된 것은 이례적이다.
브레이든 보스턴 시의원은 “올스턴-브라이튼에서 내가 목격한 것만 해도 올해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가장 큰 단속”이라며 “왜 하필 선거일 아침에 이런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단속에 대해 국토안보부는 여전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