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장 ‘무슬림’ 맘다니 당선
▶ 주택 임대료 동결·무료 버스 등, ‘무상 시리즈’에 청년층 표심 집결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오른쪽 두 번째)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이 4일 브루클린 축하 행사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끝낸 후 가족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버지 마무드 맘다니 콜롬비아대 인류학과 교수, 부인 라마 두와지 작가, 맘다니 당선인, 어머니 미라 나이어 영화감독 [연합뉴스]
▶ “난 무슬림이자 민주사회주의자"

[그래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유층과 기업들의 ‘뉴욕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뉴욕시장 선거는 1969년 이후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뉴욕시 등록 유권자 470만 명 중 투표자가 200만 명을 넘었다.
맘다니의 선거 공약은 △주택 임대료 동결 △무료 버스 운행 △무상 보육 확대 등이다. 청년층이 자신에게 몰표를 줬음을 맘다니는 알았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약속이 과거 유물임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차세대 뉴욕 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이날 연설을 통해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추문으로 얼룩진 구세대와 생활비 폭등에 환멸을 느끼고 있던 뉴욕 시민들에게 그의 목소리가 전율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는 부패와 불평등, 이로 인한 경제난과 기회 박탈이 기폭제가 된 아시아권 국가 Z세대(1995~2010년 출생 세대)의 분노와도 비슷한 감정일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날 맘다니가 당선된다면 뉴욕시로 가는 연방 보조금을 차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맘다니는 곧 80세가 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나는 무슬림이고 민주사회주의자다. 나는 이것 중 어느 하나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나이를 먹어 보려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 젊다”고 넉살을 피우기도 했다. 맘다니는 이날 연설 들머리에 “뉴욕 노동자들은 부유하고 연줄이 든든한 이들에게서 권력은 그들(노동자들)의 손에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을 들어 왔다”고 말했다.
그가 연설을 마무리하며 한 말은 “이 도시는 여러분의 것이다”였다. 가슴에 손을 얹으며 연설을 시작한 그는 마칠 때도 그 특징적 제스처를 잊지 않았다.
이날 패러마운트 극장 앞 입장 대기줄은 투표 종료 1시간 전인 오후 8시 이미 200m는 돼 보였다. 마들린 와인 스타인(32·여)은 본보에 “부유한 소수만이 아니라 이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을 위해 생활비를 낮추겠다는 그의 공약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 그는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감당 가능한 비용(affordability)’을 지지자들은 맘다니 정책의 핵심으로 여겼다.
이날 뉴욕시장 선거와 더불어 치러진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는 애비게일 스팬버거 전 연방 하원의원과 마이키 셰릴 연방 하원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둘 다 민주당 소속인 여성이다.
민주당이 3개 핵심 선거를 싹쓸이한 것이다. 버지니아에서 여성 주지사가 배출된 것은 처음이다.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약 9개월 만에 치러진 동부 2개 주의 주지사 선거는 연방 상·하원 의석이 걸린 내년 11월 중간선거(총선 격)의 전초전이자 트럼프 행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전으로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