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부 셧다운 이틀째…여야 극렬 대치에 내주까지 지속 가능성

2025-10-02 (목) 02: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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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공무원 해고·프로젝트 삭감 예고…백악관 “해고자 수천명 달할 것”

▶ 민주당 “트럼프, 셧다운과 무관하게 공무원 해고해와…이길 때까지 싸울 것”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2일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여야 정치권의 격렬한 대치가 완화되기는 커녕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연방 상원은 3일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CR)을 다시 표결에 부쳐 셧다운 종료를 모색할 예정이지만, 양측이 이번 사태 쟁점인 공공의료보험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지급 연장 등에서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셧다운은 다음 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여당인 공화당은 이번 셧다운 사태를 활용해 국정과제 우선순위가 아닌 정부 조직 및 프로그램에 대한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하며 야당인 민주당을 거세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대부분 정치 사기에 불과한 여러 '민주당 기관' 중 어떤 것을 삭감하고, 그 삭감이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 판단하기 위한 권고를 듣기 위해"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회의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방 공무원에 대한 영구적인 대규모 해고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해고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그들(민주당)의 잘못"이라며 "그들이 원하고 선호하는 프로젝트들을 삭감할 수 있으며, 이는 영구적으로 삭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방송 인터뷰 등에서 해고되는 공무원 규모가 "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이 "협상 전술이 아닌 정말 진짜다"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보트 국장의 회의에 대해선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시키는 투표를 하지 않았다면, 오늘 백악관에서 이런 논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이에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연방 의회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화당은 노동자 미국인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를 폐쇄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백악관 회동을 언급, "대통령의 태도는 진지하지 않고 불안정했다. 나와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후속 논의와 관련해 단 한 통의 전화도 받지 못했다"며 "그들은 보복 행위를 계속하고 있으며, 양질의 저렴하고 접근 가능한 의료 서비스를 미국인에게 제공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위협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셧다운과 무관하게 1월 20일(트럼프 취임일) 이후 수천 명의 연방 직원들을 해고해왔다"며 정부·여당의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은 이 싸움에서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했다.

민주당은 올해 말로 종료되는 ACA 보조금 연장이 이뤄져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을 통해 단행한 메디케이드 삭감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공화당이 주도한 CR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민주당의 요구가 불법 체류자에게 의료 혜택을 주는 것이어서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ACA 보조금 등 의료보험 문제는 일단 현 지출 수준을 유지한 '클린 CR'을 통과시켜 셧다운을 종료한 뒤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이날도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부딪치는 상황에서 3일 상원 본회의에서 예정된 CR 표결 역시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럴 경우 셧다운은 내주 월요일인 6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공화당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내일 셧다운을 종료하기 위한 4번째 표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이마저도 실패한다면 주말에 생각할 시간을 갖고 월요일에 재표결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튠 원내대표는 다만, 민주당 슈머 원내대표와 사태 해결 논의를 위한 회동 가능성에 대해 "이 사태를 어떻게 끝낼지 논의하길 원한다면 만날 수 있다"며 민주당과의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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