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노동통계국장 날리고 앉힌 후보 두달 만에 지명 철회

2025-09-30 (화) 08: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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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N “SNS에 온갖 혐오 발언” 보도…공화당 일각서도 비토 분위기

백악관이 노동통계국(BLS) 국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고 CNN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CNN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백악관이 미 연방 상원에 E. J. 앤토니 BLS 국장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 위한 서류를 보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일 고용통계 수치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조작됐다고 주장하면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BLS 국장을 해고했고, 같은달 11일 앤토니를 새 국장 후보로 낙점했다.


앤토니 후보자는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해온 경제학자이며, 일자리 통계과 실업률 산출 등 경제 전반의 데이터를 산출하는 BLS를 비판하는 데도 앞장선 이력이 있다.

지명 철회는 앤토니 후보자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 대한 성적 모욕, 동성애자 비하 발언, 트럼프 비판세력을 향한 저속한 모욕 등을 담은 트위터 계정을 운영한 바 있다는 CNN 보도가 나온 지 약 한 달 후에 이뤄졌다.

해당 계정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CNN은 앤토니의 디지털 기록에 음모론과 여성혐오로 치우치는 선동적 발언 패턴이 있다고 보도했는데, 백악관은 당시 성명에서 앤토니 후보자를 옹호했다.

소식통들은 공화당 내 중도 성향의 수전 콜린스(공화당·메인), 리사 머코스키(공화당·알래스카) 상원의원이 앤토니 후보자와의 면담을 거절하면서 인준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고 전했다.

BLS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권한을 가진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위원장인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CNN에 인준 청문회가 공식적으로 통보된 적이 없었다면서 앤토니 후보자 지명이 철회된 사실을 인정했다.

1884년에 설립된 BLS는 미국 노동부 산하의 독립 운영기관이다. 노동부 장관은 BLS를 감독하지만, 기관 운영은 상원 인준을 받은 위원들이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문가 전망치보다 크게 낮게 나온 데다, 이전에 발표한 5∼6월 고용 증가 수치까지 대폭 하향 조정되자 맥엔타퍼 국장을 경질했다.

당시 결정은 비당파적인 통계를 생산하도록 한 기관을 정치화한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시장에서도 통계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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