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적 논의 중대한 시점…방송 중단 결정 유지”

지미 키멀[로이터]
암살된 미국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 관련 발언으로 중단됐던 ABC방송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 대해 ABC 모회사인 디즈니가 방송 재개를 발표했지만, 지역 방송국 소유 회사들이 지속적인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국 내 최대 지역 방송 네트워크 소유 회사들인 넥스타와 싱클레어는 23일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 중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넥스타는 성명에서 "지난주 ABC가 지미 키멀의 발언을 "시기상 적절하지 않은 무감각한 발언"이라고 언급한 데 따라 우리는 국가적 논의가 중요한 시점에 이 프로그램을 다른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정중하고 건설적인 대화 환경 조성에 전념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이 결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스타는 이 프로그램이 디즈니 소유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전국적으로 시청 가능하다면서 "우리 방송국들은 각 지역 시장에 적합한 지역 뉴스 및 기타 프로그램 제작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디즈니는 "최근 며칠간 지미 키멀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 대화 이후 23일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결정에 이르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 전역의 ABC 계열 방송국 30여개와 40여개를 각각 보유한 넥스타와 싱클레어가 계속해서 해당 방송을 거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당수 지역에서 이 프로그램이 계속 송출되지 않게 된다.
지역 방송국들은 지역 뉴스 등 개별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는 한편 제휴를 맺은 ABC, 폭스, NBC, CBS 등 전국구 방송사들의 콘텐츠를 받아 함께 방영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방송국·네트워크를 소유한 회사들은 연방 정부의 주파수 사용권 허가 심사 등 각종 규제를 받는다.
앞서 미 방송통신 규제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렌던 카 위원장은 방송사들이 법령상 "공익을 위해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방송 프로그램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나올 경우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넥스타는 현재 다른 방송사 테그나의 인수를 추진 중이며, 여기에는 FCC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지난 15일 '지미 키멀 라이브!' 진행자인 키멀은 방송에서 "마가(MAGA) 세력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이 녀석을 자기네 중 한 명이 아닌 다른 존재로 규정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그것으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FCC 카 위원장이 키멀의 발언을 문제 삼아 지역 방송사들에 이 프로그램 방송 중단을 요구했고, ABC방송 측이 "무기한 방송 중단"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 논쟁에 불을 지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