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총격 사망’ 하루 만에 또 유혈사태… ‘반트럼프’ 불붙나

2026-01-10 (토) 12:00:00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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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틀랜드서도 민간인 대상 총격
▶ “부끄럽지 않나” 미 전역 규탄 시위

▶ ICE 발포 사망 여성 ‘미시민권자’
▶ “요원 향해 돌진” 정부 주장과 달리
▶ 당시 영상엔 ‘반대 방향 회전’ 찍혀

‘총격 사망’ 하루 만에 또 유혈사태… ‘반트럼프’ 불붙나

8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시위대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전날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르네 니콜 굿의 사진을 들고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열기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30대 백인 여성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으로 숨진 것도 모자라, 이튿날 또다시 시민들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남부에서는 ICE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르네 니콜 굿(37)을 추모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규탄하기 위해 1,000여 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 외에도 댈러스와 포틀랜드, 보스턴, 뉴욕, 시카고, 워싱턴 등지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ICE는 트럼프의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 “ICE는 테러를 중단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여기에 굿의 사망사건에 대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포틀랜드에서도 국토안보부 산하 국경순찰대 요원이 민간인을 총격하면서 시민들의 시위에 기름을 부었다. 포틀랜드 경찰은 이날 국경순찰대 요원의 총격으로 2명이 다쳐 병원에 이송됐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안보부는 이들이 베네수엘라 출신의 불법 이민자로, 갱단에 연루돼 있었고 요원을 차로 치려고 해 방어사격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위에 나선 포틀랜드 시민들은 해당 소식을 접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부끄럽지도 않냐”고 비난했다.


굿의 사망 배경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설명도 시민들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 NYT는 관련 사고 영상들을 세 각도에서 분석했을 때 굿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이 ICE 요원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사건 발생 이후 낸 성명에서 “(굿이) 자신의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들을 차로 치어 살해하려 했다”며 “이에 한 ICE 요원이 자신과 동료의 생명, 공공 안전을 우려해 방어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NYT는 “ICE 요원이 운전자를 향해 발포하는 순간, 그는 SUV의 왼쪽에 서 있고, 바퀴는 요원으로부터 멀어지는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며 “이것은 SUV가 ICE 요원을 들이받고 있었거나 들이받으려고 했다는 주장과 상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CE 요원이 촬영한 저해상도 영상에서는 SUV에 치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다른 영상과 동기화해 보면 차에 치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의 발은 SUV로부터 떨어진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JD밴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ICE 요원은 정당방위를 한 것이고, 사망한 여성은 당국을 공격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국토안보부는 굿이 ICE 요원을 향해 SUV를 움직인 게 “테러 행위”라고 규탄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도 굿을 “테러리스트”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굿은 미국 시민권자로, 15·12·6세 세 자녀를 둔 시인이다. 2020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미국 시인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미니애폴리스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상태였다고 한다.

굿에게 총격을 가한 ICE 요원은 20여 년간 법집행 기관에서 몸을 담은 조너선 로스라는 인물로, 법원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 중 다른 운전자에 의해 약 100야드(약 91m) 끌려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CE에서는 2015년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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