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中과 충돌 추구 안한다”는 美국방…대중 정책 중대 전환 신호?

2025-09-17 (수) 0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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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국방부 前관리 샹산포럼서 분석… “헤그세스 발언, 전례 없는 것”

▶ 中전문가 “설득력 없어” 지적도…中국방, 쿠바·말레이 등 국방수장들과 잇단 회동

전직 미국 국방부 관리가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안보 포럼에 참석해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에 중대한 전환이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채드 스브라지아 전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는 전날 개막한 중국 주최 연례 다자안보회의인 베이징 샹산포럼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충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전례 없는 것"이자 "중대한 전환"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재임했던 그는 "국방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그렇게 말한 전례가 없다"면서 "이는 매우 놀라운 발언이며 중국 측이 반드시 알아차려야 하는 무언가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9일(미 동부시간) 헤그세스 장관이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충돌을 추구하지 않고, 정권 교체나 중국의 질식을 추구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레토릭(정치적 수사)을 경계해야 한다는 중국 측 분석도 나왔다.

샹산포럼에 참석한 상하이 푸단대의 우신보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역대 지도자들도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고 언급하면서 "나는 이런 종류의 발언이 특별히 설득력 있다거나 안심시켜준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관건은 대만이 미국, 중국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이 말과 행동에서 모두 중국의 평화로운 통일을 지원할 수 있다면 미중 양국의 평화로운 공존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 소장이 이번 행사에 미국 측에서 주중 대사관의 국방무관만 보낸 것을 두고 "옹졸하다"라고 비판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격이 맞는 대표단을 파견하지도 않았고, 다른 나라들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도 막았다"고 지적했다.

전날 개막해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는 샹산포럼에는 전 세계 100여개국의 국방·군사 지도자와 싱크탱크 전문가, 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로 불리는 이 행사의 좌장 격인 둥쥔 국방부장은 올해 5월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는 불참했다. 이는 서방 중심의 행사를 견제하는 행보로 풀이됐다.

둥 부장은 전날 쿠바·말레이시아·캄보디아·미얀마 등 국방수장을 잇달아 맞이하고 회견했다.

둥 부장은 알바로 로페스 쿠바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쿠바의 65주년 수교 역사를 강조하며 양국이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중국 군부 서열 2위인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찬춘싱 싱가포르 국방장관과 만나 지역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해상 안전 질서를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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