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동력’ 지점망 확대
▶ 남가주 은행들 미 동부로
▶ 미 서부도 새로운 격전장
▶ 영업망 확대 전략 ‘유효’
미 전국 한인은행들이 무한 전국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본점이 있는 주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하던 한인 은행들은 이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본점에서 멀리 떨어진 타주 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 40년간 한인 은행권에서 일종의 경영 ‘불문율’이 있었다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가주 한인은행들은 미 동부 지역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미 동부 지역에 본점과 기반을 둔 상대적으로 자산규모가 작은 한인 은행들은 미 서부지역 진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이는 남가주에 한인은행 자산 1,2위인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을 비롯, PCB 은행, 오픈뱅크, CBB 은행과 US 메트로 은행 등 6개 중대형 은행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사실상 시장이 포화됐다는 분석에서다. 이들 6개 남가주 한인은행들의 존재는 미 동부지역 한인은행들에게는 상당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통상 본점과 멀리 떨어진 타주에 지점을 오픈하려면 본점 차원에서 시장 조사를 해야 하고 타주 지점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경영 인력 증원, 여기에 지점에 상주할 인력 채용과 부동산 확보 등 상당한 기간과 최소 수십만달러 경비를 지출해야 한다. 그래서 멀리 타주에 진출하고도 고객과 매출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은행 순익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등 경영상의 악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불문율이 깨진 건 2020년 11월이다. 조지아주에 본점을 둔 퍼스트 IC 은행이 LA에 한인타운에 정식 지점을 개점하며 미 동부지역에 기반을 둔 한인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남가주에 진출했다. 퍼스트 IC 은행의 남가주 진출은 그래서 한인은행 역사에서는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한인 은행권 관계자들은 자산규모 12억5,460만달러 규모의 퍼스트 IC 은행이 올해 말 자산규모 36억달러 942만달러 규모의 메트로시티 은행에 인수가 완료되면 메트로시티 은행이 미 서부 지역 지점망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가주 한인은행들 입장에서는 통합 후 자산규모 48억달러가 넘는 대형 은행 경쟁자를 마주하게 된다.
또한 지난달에는 뉴저지에 본점을 둔 하나은행 USA가 LA 한인타운에 지점을 오픈하면서 미 동부지역 한인은행으로는 2번째로 남가주에 진출했다. 한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하나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 USA는 LA 지점 개점을 통해 미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포부로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퍼스트 IC 은행과 하나은행 USA에 이어 뉴저지에 본점을 둔 뉴 밀레니엄 뱅크와 조지아에 본점을 둔 프로미스원 뱅크의 서부 진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남가주에 본점을 둔 한인은행들은 타주 진출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PCB 은행은 지난 7월 조지아 스와니에 새 지점을 정식 오픈했다. 또 한미은행은 지난 6월 애틀랜타 인근 둘루스에 동남부 첫 지점을 열었다. CBB 은행도 지난 5월 뉴저지 포트리 지점을 개점했으며 내년 초에는 애틀랜타에도 지점을 열 계획이다.
텍사스와 네바다에 지점을 갖고 있는 오픈뱅크의 다음 타주 진출 목표는 미 동부 뉴욕과 뉴저지, 애틀랜타가 될 것이다. 워싱턴주에 지점을 운영하는 US 메트로 은행도 미 동부와 미 동남부 진출을 중장기 목표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 본점을 두고 있는 우리와 신한, 하나 등 3개 은행과 12개 로컬 한인은행 등 미국 내 15개 한인은행들의 영업망 확충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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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