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로 문닫아 …이원진 박사 “상담 주력 예정”

이원진 박사가 31년간 제일학원을 운영해 오다 이달 말 문을 닫고 상담에 전념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에 갓 이민 온 한인학생들을 도우며 학교 안착을 이끌던 제일학원(Best Academy)이 이달 말로 31년 긴 역사의 막을 내린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카운슬러를 역임한 후 한인 학생들을 돕기 위해 제일학원을 설립, 운영해 온 이원진 원장(상담교육학 박사)은 “1994년 개교 이후 단순한 학원을 넘어, 수천 명의 학생과 가족들이 함께 성장하고 배우고 여정을 함께한 공동체 공간이었다. 학업적인 면뿐 아니라 인성교육을 이끈 정든 곳을 닫으려니 서운함이 크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초창기 10여년간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이민 1세대로, 크고 작은 자영업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할 때였다. 무엇보다 언어장벽으로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그때 학부모들을 모시고 다니면서 교사들과 면담하고, 학교 카운슬러 또는 교장과 미팅 예약을 잡아 통역 자원봉사를 많이 했는데, 그때 고마워하시던 부모님들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다”고 술회했다.
또 10여년간 매년 여름 고등학생들을 인솔하고 엘살바도르로 가 헤비타트 집짓기 봉사 및 야학 활동에 나선 것도 어린 학생들에게 누군가를 돕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값진 시간이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한인 학부모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언어와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미국에서 자녀들을 키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우리 자녀들이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이 아닌, 행복하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로 성장해 가도록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는 30대와 40대가 된 옛 제자들이 어린 시절에 앉아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자녀를 데리고 다시 등록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또 마트나 쇼핑몰에서 만난 옛 제자들이 반갑게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이러한 순간들은 소중한 보물과 같았으며 제일학원에서 쌓아 올린 것들이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제일학원은 문을 닫지만, 본업인 상담에 전념하려 페어팩스에 작은 상담 사무실을 개설했다. 주위에 이런저런 일들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 중고등학교 카운슬러와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 입학 사정관 등을 역임한 이 원장은 제임스 매디슨 대학(심리학 학사)을 거쳐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교육상담학 석사를 취득한 후 버지니아 텍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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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