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르스크 원전 화재는 진압
▶ 방사성 물질 누출 없는 듯
▶ 양국 전쟁포로 146명씩 교환
▶ 고위급 협상 유일 합의사항

양국의 전쟁포로 교환에 따라 러시아에서 풀려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24일 가족들과 재회해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
우크라이나가 자국 독립기념일인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각지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로이터,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밤사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멀지 않은 러시아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가 드론 공격을 받아 불이 났다.
원전 측은 화재로 보조 변압기가 손상되고 3호 원자로의 가동 능력이 50%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부상자는 없었고 화재도 진압됐으며, 원전 부지와 주변 지역의 방사능 수치도 정상범위 이내라고 전했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성명에서 “쿠르스크 원전 부근 방사선 수치가 정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모든 원자력 시설은 항상 보호돼야만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은 “원자력 안전에 대한 위협이며 모든 국제규약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이날은 우크라이나가 1991년 옛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새벽 브랸스크, 벨고로드, 쿠르스크, 레닌그라드, 크림 등지에서 우크라이나가 쏜 무인기 9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레닌그라드주에 위치한 대규모 에너지 시설도 간밤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에 휩싸였다.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 주지사는 발트해 동쪽 연안인 우스트루가 항구 상공에 약 10대의 드론이 추락했으며, 그 파편으로 인해 에너지 대기업 노바텍이 운영하는 연료 수출 터미널 및 생산 단지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소방관과 응급 구조대가 현재 화재 진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노바텍의 우스트루가 단지는 가스 응축물을 경질 및 중질 나프타와 제트 연료, 연료유 및 가솔린으로 가공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밤 레닌그라드뿐만 아니라 중부 사마라, 남부의 시즈란 등 13개 지역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항공당국에 따르면, 드론 공격 여파로 지난밤 레닌그라드의 폴코보 공항을 비롯해 여러 공항에서 항공기 운항이 몇시간 동안 중단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내 정유 시설, 석유 운반시설 등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내에서 가솔린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휘발유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서방의 제재 속에서 시설 수리·보수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146명의 전쟁포로를 교환했다. 전쟁포로 교환은 올해 열린 양국 협상에서 유일하게 합의를 이룬 사항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4일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146명의 러시아 군인이 우크라이나가 점령하는 영토에서 돌아왔다”며 “동시에 146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어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불법으로 감금하던 8명의 러시아 국민이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전쟁포로 교환은 올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3차례 고위급 협상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지난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3차 협상에서 양국은 1,200명의 포로를 추가로 교환하기로 합의했고, 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에는 각각 84명씩 총 168명의 포로를 교환했다.
지난 6월에는 2차 협상에서 ▲전사자 유해 각각 6,000구 교환 ▲중상자·중병자·청년(18~25세) 포로 전원 교환 ▲최소 각각 1,000~1,200명 규모 포로 교환 등에 합의하고 이행한 바 있다. 다만 양국은 전쟁 종식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와 안전보장 문제 등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