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도 철도사고로 하청업체 신입직원 숨져…외동아들인 희생자도

2025-08-19 (화) 09: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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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소식에 장례식장 달려온 유족·업체 관계자들 오열… “사고 이해 안 가”

청도 철도사고로 하청업체 신입직원 숨져…외동아들인 희생자도

(청도=연합뉴스)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한 19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경찰과 소방, 코레일 등 관계자들이 사고가 난 무궁화호 열차를 조사하고 있다. 2025.8.19

19일(이하 한국시간) 경북 청도군 화양읍 경부선 철로 인근 시설 안전 점검 작업에 투입됐다가 열차 사고로 숨진 하청업체 직원 2명 가운데 1명은 올해 입사한 30대 신입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또 다른 30대 직원은 외동아들로 밝혀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오후 5시께 경북 청도군 한 병원 장례식장.


이번 청도 열차 사고로 숨진 현장 안전 점검 근로자 이모(37)씨와 조모(30)씨 등 2명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타지에서 외동아들인 이씨 사망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유족은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으로 들어섰다.

경찰 안내를 받으며 아들 시신이 있는 안치실 앞까지 도착했지만, 숨진 아들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는 듯 한동안 문 앞에서만 서성이다가 빈소로 발길을 돌렸다.

아직 텅 빈 빈소에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앉아있던 유족은 이씨가 오랫동안 근무해왔던 소속 업체 관계자들이 찾아오자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며 오열했다.

업체 관계자들 역시 유족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조씨 유족 또한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올해 입사한 신입직원인 조씨는 평소 회사 선배인 이씨와 한 팀을 이뤄 현장 안전 점검 업무를 담당해왔다고 한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숨진 직원 2명 모두 자신 업무에 성실했던 사람들이었다. 사고로 부상한 다른 직원 4명도 오랜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업체를 운영하며 처음 겪는 인명사고"라며 "철도 운행 관리자도 있고, 신호수도 있었고, 담당 감독도 있었는데 (왜 사고가 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청도 철도사고 사망자 안치 장례식장에 송출되고 있는 철도사고 소식
청도 철도사고 사망자 안치 장례식장에 송출되고 있는 철도사고 소식
[촬영 윤관식]

앞서 이날 오전 10시 52∼54분께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제1903호)가 선로 근처에서 작업을 위해 이동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5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 7명 가운데 1명은 원청인 코레일 소속이고, 나머지 6명은 구조물 안전 점검을 전문으로 하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자 2명 모두 하청업체 직원들로 조사됐으며, 나머지 부상자 5명은 경주와 경산, 안동 등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번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과 사고 관계자 조사 등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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