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믿는 도끼에 발등 찍는다”는 속어가 있듯이 배신을 당할 때 얼마나 당황한 일이겠는가! 최효섭 박사께서 쓴 재미나는 글을 소개한다.
몇 해 전 초면부지의 사람으로부터 FBI 에 신통한 전화가 걸려 왔다.
“저는 직업 도둑입니다. 지금 막 그렌센트럴 정거장에서 가방 하나를 훔쳤는데 청사진과 서류들이 아무래도 군사기밀에 속하는 내용들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애국심이 강한 도둑임으로 현찰만 제가 갖고 서류는 등기우편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역시 나라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라 생각이 드나 애국하는 도둑이라는 두 개의 관점에서 별로 신용은 가지지 않는다.
하기야 이런 사람들이 한국에도 많이 있었다. 애국은 애국대로 부르짖고 횡령과 축제는 그것대로 곧잘 한 인간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러나 뒤에 보면 그들은 배신자요 도둑이지, 애국자는 아니다.
신용 있기로는 스위스 은행을 손꼽는다. 그래서 전 세계의 돈이 모여든다. 스위스 은행이라 하면 어느 한 은행을 지목하는 것이 아니다. 스위스에 있는 563개의 금융기관을 총칭하는 말이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 곧 유대인 박해 정책이 시작되었다. 유대인 자본가들과 반 나치 실업인들은 비밀리에 재산을 스위스로 반출했다. 물론 이런 사태를 예측했던 나치정부는 정보원을 스위스에 보내 그들의 예금 조사에 나섰다.
여기에 대항하여 스위스 정부는 새 은행법을 제정해 기밀을 누설하는 은행원에게는 파면 내지 벌금형을 내리게했다. 놀라운 것은 모든 은행의 수만 명 행원들이 법과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신용을 그들의 자존심으로 알고, 고객들의 비밀을 지켜주었다. 그리하여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신용의 전통을 확립하였다.
이런 국가적 신용 확립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적 양심 운동이며 관리와 국민이 한결같이 정의를 존중하는 기둥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스위스는 명실공히 세계정상의 선진 국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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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