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인권보고서, MBC 날씨예보 징계·의대증원 갈등 등 거론

2025-08-12 (화) 02: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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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국가별 인권보고서 한국 부분에 적시… ‘비상계엄’ 언급 없어

미국 국무부는 12일 지난해 한국에 대한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재작년과 비교해 중대한 변화가 없다면서도 일부 '표현의 자유' 제한 등을 한국의 주요 인권 이슈로 짚었다.

국무부는 이날 공개한 '2024 국가별 인권보고서' 한국 관련 부분에서 "한국 법률과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다"며 "독립된 언론, 효율적 사법부,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적 정치 시스템이 표현의 자유를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럼에도 정부는 국가보안법과 기타 법률, 헌법 조항의 해석 및 시행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인터넷을 통한 접근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먼저 "언론사와 언론노조가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9명의 위원이 정치적으로 임명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작년) 3월 전국언론노조는 방심위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MBC의 콘텐츠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간주, 불균형하게(disproportionately) 처벌했다고 주장했다"면서 "MBC가 서울 일일 대기오염 수준을 전하면서 커다란 파란색 숫자 '1'을 방송한 것을 처벌한 사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법정 제재 중에서도 수위가 높은 '관계자 징계'를 의결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MBC는 지난해 2월 27일 저녁 뉴스 말미에 기상 캐스터가 당일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고 전하는 과정에서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했는데, 이를 두고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은 해당 화면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킨다며 방심위에 제소한 바 있다.

보고서는 "심의위는 이 숫자가 주요 야당에 대한 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는 '노동자 권리' 편에서 지난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대생 및 전공의·인턴 사이의 의대 정원 증원 갈등이 거론됐다.

보고서는 의료진의 집단 사직을 언급하면서 "집단행동은 12월까지 이어졌다"며 "저항하는 수련의들은 수련의가 많아지면 긴 노동시간과 저임금 문제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으며, 의료계 다른 쪽에서는 더 많은 학생을 교육해야 하는 제한된 능력 탓에 의료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무부 인권보고서는 한국에서 정치적 대혼란을 야기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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