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佛·사우디 ‘두 국가 해법’ 국제회의 개최…美·이스라엘은 반대
▶ 팔 총리 “하마스, 가자통치 끝내야”…유엔총장 “서안병합·가자파괴 중단”
이스라엘의 봉쇄와 군사공격으로 가자지구의 굶주림과 인권 참상이 심각해진 가운데 유엔 회원국 외교장관들이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으로서 '두 국가 해법'의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지난해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 주최했다.
앞서 유엔총회는 지난해 9월 17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 불법 점령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하면서 2025년 중 두 국가 해법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한 바 있다.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지난달 이 회의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스라엘·이란의 '12일 전쟁'으로 연기됐다.
이번 회의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면서 팔레스타인 독립 주권국가 수립을 위한 로드맵의 기본 틀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열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9월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겠다고 최근 선언하고,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정치적 해법, 즉 두 국가 해법만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평화와 안정 속에 살고자 하는 정당한 열망에 응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안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노엘 장관의 요청으로 회의 도중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1천200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선 팔레스타인 주민 약 6만명이 숨졌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집계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무함마드 무스타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모든 국가는 지금 행동할 책임이 있다"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제군 파견을 요청했다.
그는 "하마스는 가자지구 통치를 끝내고 무기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겨야 한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분명히 말해 (이스라엘의) 서안지구에 대한 점진적 병합은 불법이고, 멈춰야 한다"며 "가자지구에서의 대규모 파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중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국가 해법은 국제법에 뿌리를 두면서 유엔총회에서 승인되고 국제사회 지지를 받는 유일한 틀"이라며 두 국가 해법 실현을 위한 노력을 회원국에 촉구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독립국을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접근법으로, 대부분 유엔 회원국이 원칙적으로 이 접근법에 동의하고 있다.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온 한국도 이날 회의에 국장급 인사가 참석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날 유엔 회의가 가자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등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노력에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미국은 그동안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면서 중동 정책의 목표로 삼아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들어 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이 더는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