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주 한인 식당서 전 여직원이 업주 소송
▶ “이별하자 보복” 판단
▶ 현지 법원서 기각 종결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의 콘서트장에서 찍힌 동영상으로 인해 IT 기업 ‘아스트로노머’의 최고경영자(CEO)와 인사담당자의 불륜 관계가 드러나면서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된 가운데(본보 21일자 A2면 보도), 텍사스주에서는 한인사회판 ‘직장내 성 스캔들’이 현지 언론에 보도돼 주목을 받고 있다.
텍사스주 현지 언론인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한 한인 식당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이 한인 업주를 상대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실제로는 불륜 관계였음이 법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성폭행 및 강요 혐의로 소송을 당한 한인 식당 업주는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해당 여직원과 수년간 불륜 관계였음을 인정했으며, 법원은 이별 통보 이후 제기된 보복성 소송일 가능성을 고려해 사건을 기각하며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텍사스 트래비스 카운티 법원의 크리스틴 호르틱 판사는 샌안토니오 지역에 있는 K 식당의 전 여직원이 제기한 성폭행 민사소송을 지난달 23일 기각했다고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판결문에는 기각 사유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이번 판결로 해당 사건은 더 이상 법적으로 다뤄지지 않게 됐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전 직원 B씨가 업소 대표인 한인 A씨와 업소 운영 회사법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소송에서 B씨는 A대표가 자신의 영주권을 미끼로 최소 다섯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강요했으며, 거부할 경우 영주권 스폰서를 취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또한 A대표가 영주권 비자 스폰서를 악용해 직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도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따라 B씨는 정신적 고통과 미지급 임금, 불법적 성적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 비용 등을 포함해 25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법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의 소송 기각 결정과 함께 사건의 진실이 다른 방향으로 흘렀음이 드러났다. A대표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해당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도, 2018년부터 약 4년간 해당 여성과의 합의된 불륜 관계가 있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그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부끄러운 일”이라며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A대표는 또한 자신과 아내가 B씨의 미국 내 정착을 도왔으며, 그녀의 이민 신분은 2023년까지 안정돼 있었기 때문에 협박이 성립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A대표는 이어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통보한 직후 그녀가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번 사건이 이별 통보에 따른 보복성 소송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A대표는 또 B씨가 점차 생활비, 차량 수리비, 여행 경비, 사업 투자금 등을 요구해 왔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해 사기·공갈·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식당 매출은 급감했고, A대표와 가족들이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A대표는 “도덕적 책임은 회피하지 않겠다”면서도 “하지 않은 범죄에 대한 낙인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B씨 측 변호인은 “이번 판결은 사건의 진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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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