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40쪽 법안 낭독에만 16시간…트럼프 감세법안 상원서 진통

2025-06-29 (일) 06: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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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지연 전술…양당 토론·수정안 표결 거쳐 이르면 1일 상원 표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불법이민 단속 강화 등 주요 국정 의제를 반영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상원 표결 절차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내달 4일에 법안 서명을 하겠다면서 공화당에 법안 통과를 압박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심의를 이어가며 지연 전술을 펴고 있다.

29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일요일인 이날 오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과 관련한 공식 토론을 시작했다.


토론에 들어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총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당인 상원은 전날 밤 법안 통과를 위한 첫 관문인 '절차 표결'(발의된 법안을 토론, 표결 등 다음 절차로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을 실시해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가결했다.

이후 토론이 시작돼야 했지만 민주당은 절차적 항의 수단을 동원해 940쪽에 이르는 초대형 법안 전체를 낭독하는 축조심사를 요구했다.

이에 상원 사무원들은 밤 11시 8분부터 다음날 오후 3시3분까지 장장 16시간에 걸쳐 법안을 낭독했다.

이어 개시된 토론은 최장 20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각 당은 토론에 각각 10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10시간 전부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그보다 적게 쓸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나 사용할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토론이 끝나면 상원은 '표결 마라톤'으로 불리는 '보트-어-라마'(Vote-a-Rama) 절차에 들어가게 되는데 공화당 입장에서 또 하나의 험난한 여정이 될 수 있다.


이 절차에서 상원의원들은 무제한으로 수정안을 제시하고 표결에 부칠 수 있는데,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공화·메인주)도 이미 수정안 제출을 시사한 상태다.

CNN은 공화당 법안에 공화당 의원이 수정안을 제안하는 것은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논평했다.

공화당은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민주당의 반대를 밀어내고 있지만, 모든 공화당 의원이 3조8천억달러(약 5천183조원) 규모의 세금 감면 조치 연장을 담은 이 법안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감세 연장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제시된 메디케이드(취약계층 대상 공공 의료보조 제도),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식료품 소비 지원 제도) 등 복지 정책에 대한 예산 감축이 불러올 정치적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민주당은 각종 사회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법안 내용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한다.

법안에 대한 최종 표결은 이르면 1일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법안은 다시 한번 하원 표결이 필요하다.

상원에서 앞서 법안 내용 중 몇몇 조문에 대한 수정이 이뤄졌고, 토론 과정에서도 추가로 수정이 이뤄질 전망이어서 하원 표결이 다시 거쳐야 한다.

지난번 하원 표결 때도 법안이 1표 차이로 간신히 통과된 만큼 향후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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