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금 고지 전 DOGE 승인 절차 2달 만에 폐기… “최소 30개 사업 지연”
▶ 머스크에 시달리던 당국자들, DOGE ‘흔적 지우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떠난 뒤로 그가 이끌던 기관인 정부효율부(DOGE)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줄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이메일과 복수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전날 연방정부 각 기관의 당국자들은 새로운 지원금 사업을 발표하기 전 DOGE 측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했던 절차를 더 이상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받았다.
지난 4월 DOGE는 각 정부 기관들이 지원금 사업을 진행하기 전 DOGE 검토를 받도록 만들었는데, 약 2달 만에 그 절차가 다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미국의 정부 기관들은 지원금 사업 수혜자를 공개 모집할 때 'grant.gov'라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그 내용을 고지한다.
지난 수년간은 각 부처의 담당자들이 직접 이 웹사이트에 접속해 지원금 사업 내용을 공개했지만, 지난 4월 DOGE는 해당 웹사이트 승인 절차를 변경해 모든 지원금 사업을 공개 전에 자신들이 검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최소 30개의 지원 사업들이 DOGE의 검토를 기다리는 채로 진행되지 못하고 쌓여갔으며, 지난 두달 간 트럼프 행정부가 고지한 지원금 사업 수는 크게 줄었다고 WP는 전했다.
이로 인해 홀로코스트 생존자 지원 사업부터 알츠하이머 환자 간병인 지원, 노인 낙상 사고 방지 등 수백만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금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채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번에 DOGE의 검토 절차가 삭제됐으나 수개월째 지연된 지원금 사업들이 다시 구제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이달 초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와 공식적으로 결별한 이후로 행정부 내에서 DOGE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사례 중 하나라고 짚었다.
머스크가 떠난 직후 그와 연관된 몇몇 핵심 보좌관들도 연달아 행정부를 떠났으며, DOGE 관계자들도 다른 정부 상근직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수개월간 DOGE의 감원 및 예산 삭감 압박에 시달리던 당국자들은 머스크가 떠난 직후 해고됐던 직원들을 다시 채용하려 하는 등 DOGE의 '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후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요란한 공개 설전까지 벌이면서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DOGE의 입지는 더욱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백악관은 DOGE가 앞으로도 각 정부 기관의 지원금 사업을 계속 조율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통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각 부처에는 DOGE 인력이 배치되어 장관실을 도와 매일 보조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