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한 발송 부정은 안 해…추가 접촉 모색 가능성
▶ ‘무대응’ 일관하는 北… “대미비난 수위조절하며 당분간 관망할듯” 전망
최근 중동 사태 휴전을 이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드러내면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김 위원장)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며 "갈등이 있다면, 북한과 갈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는지 질문엔 여부를 밝히지 않는 대신에 이같이 답하고,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북한과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목표로 김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의 초안을 작성해 전달하려 했지만,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에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을 급반전시켜 휴전 국면을 끌어낸 성과로 자신감이 고양된 트럼프가 앞으로 북한 문제에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자신을 '국제 분쟁 해결사'를 자처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미국의 중재로 유혈 분쟁을 끝낸 민주콩고와 르완다의 외무장관을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한 행사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과 갈등도 자신이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단기에 돌파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이용해 외교 성과를 만회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한 발송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 잘 지낸다는 표현은 향후 더 접촉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를 받아들인다면 트럼프의 외교 현안에서 우선순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올리브 가지'에 호응할지다.
북한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에 아직 직접적 반응을 내놓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와의 밀착을 가속하면서 군사적·경제적 이익을 챙기며 반제·반미 대립구도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을 목격한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오히려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더욱 집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처럼 국제정세가 복잡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내부 결속에 집중한 채 관망할 것이란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다만 북한이 미국을 연일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거친 표현을 자제하는 등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는 것은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분간 당 창건 80주년과 같은 내부 정치 일정을 활용해 반미, 반(反)남한 결속을 강화하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지속하며 협상력을 지속해 제고할 것"이라고 내다했다.
임 교수는 "트럼프 발언 무시 전략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구체적 행동변화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피스메이커로서 대북 접근 성공을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