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이란이 카타르 미군 기지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들을 요격한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 중 일부가 최근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동 배치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은 지난 21일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 작전 ‘미드나이트 해머’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이란이 카타르 내 알 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 14발을 발사했을 당시 “한국과 일본에서 파견된 패트리엇 요원들(crew)이 중부사령부(CENTCOM) 책임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미사일을 확보하기 위해 배치된 상태였다”고 26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지난 3월 한미가 북한 미사일 요격을 위해 배치한 방공 시스템인 주한 미군의 패트리엇 포대와 병력 일부를 중동에 옮기는 조치에 합의했고, 최근 실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엇은 요격 고도가 15~40㎞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40~150㎞), 천궁-Ⅱ(15~20㎞) 등과 더불어 한미 연합 방공망을 구성하는 핵심 체계다.
케인은 “이란의 공격 징후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대부분 인원은 안전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기지에서 철수했고, 극소수의 육군 병사만 남아 있었다”며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2개와 미국 병사 약 44명이 기지 전체를 방어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고 했다. 미군은 이란이 미사일 공격을 ‘사전 공지’해 줌에 따라 발사한 14발 중 13발을 격추시키는 데 성공했는데 케인은 “미 역사상 단일 패트리엇 작전 중에서는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며 “완벽한 성공을 이룬 이들은 21세기 미 육군의 영웅들”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정부는 지난 21일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농축 우라늄을 옮겼다고 알려진) 현장의 트럭과 차량은 갱도 상단을 덮으려는 콘크리트 작업 차량이었다”며 “핵 시설에선 아무것도 꺼내지지 않았다. (농축 우라늄 이송은) 너무 오래 걸리고 위험하며 매우 무겁고 이동하기 어렵다”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주요 핵 시설이 파괴돼 수년에 걸쳐 재건해야 한다는 새로운 자료를 수집했다”고 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피해 평가 보고서를 입수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 재고가 파괴되지 않았고 원심분리기 등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라며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대통령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케인은 “15년간 국방위협감소국(DTRA) 요원들이 이란 포르도 핵 시설을 분석해 왔고, 맞춤형 무기인 GBU-57을 개발해 지질, 구조, 환기구 위치, 콘크리트 캡 두께까지 고려해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케인은 이란 포르도 공습 당시 사용된 벙커버스터(GBU-57)의 발사 장면이 담긴 영상을 시연하며 “(이란이 본) 피해를 평가하는 건 정보 커뮤니티의 역할이지만 모든 무기가 목표 지점에 정확히 유도됐고 설계대로 기능해 폭발했다”며 “조종사들은 ‘우리가 목격한 가장 밝은 폭발이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무가 주어지면 그 임무를 완수하는 우리 군이 더 이상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