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상근 이사장 LA 방문
▶ “미래 세대 정체성 씨앗”

문화유산회복재단의 남지은 연구원(왼쪽부터), 이명신 실장, 이상근 이사장, 이기철 전 언론인.
25일 본보를 내방한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상근 이사장의 표정은 비장했고, 말투는 단호했다. 일본 강점기 잃어버린 한국 문화유산을 다시 찾아오는 것이 한국 국회에 등록된 민간단체인 재단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정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미주 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박물관과 대학 등 미국 내 기관들이 갖고 있는 문화재를 점검하는 한편 대한제국 시기 미국 공사 호러스 뉴턴 알렌이 소장했던 ‘마상총’ 반환 절차를 마무기 짓기 위함이다.
“정조 시기에 제작된 마상총은 알렌 공사의 후손이 오랜 세월 간직해 온 유물입니다. 국내에도 단 2점만 남아 있는 귀한 문화유산이죠. 2019년 기증 의사를 확인하고 지난해 11월 LA로 이관해 보관 중입니다. 방문 기간 중 마상총을 한국으로 안전하게 가져갈 계획입니다.”
광복 80주년이 되는 지금, 일본과 미국 등 29개 나라로 유출된 한국 문화유산은 무려 24만5,000여 점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반환된 유물은 1만2,800여 점, 그중 국보급은 단 6점뿐이다. 이상근 이사장에 따르면 문화유산 반환 및 회복은 정부 간 외교 협상뿐 아니라 기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 개정된 문화재 보호기금 법에 따라 소장자로부터 직접 구입하는 것도 가능해졌는데, 이는 한국 정부 기관인 국가유산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맡고 있다.
이상근 이사장은 ”정부기관과 협력해 더 많은 국보급 문화유산이 한국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은 지난 5월, 충남 아산 이순신 장군 묘소 인근에 ‘환수 문화유산 기념박물관’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실감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LA 등 해외 주요 도시에 ‘대한민국 국가유산 실감교육 체험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K팝과 한류를 통해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퍼졌지만, 정작 한인 청소년들은 정체성 혼란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면서 “2022년부터 실감교육을 통해 올해만 2만 명의 한국 청소년들에게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알렸고, 앞으로는 재외동포 자녀들에게도 교육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웹툰, 드라마, 소설로 한국 문화유산에 담긴 이야기가 널리 전해질 때, 그것이 미래 세대 정체성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메일 문의 jinanam827@gmail.com, 홈페이지 chr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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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