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신 회의론’ 보건장관, 어린이백신 원조기구에 “지원 중단”

2025-06-25 (수) 01:06:55
크게 작게

▶ 바이든 행정부 시절 약속한 12억달러 지원 방침도 철회

‘백신 회의론’ 보건장관, 어린이백신 원조기구에 “지원 중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로이터]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가난한 나라에 어린이 백신을 원조하는 국제기구에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25일 로이터 통신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백신연맹(Gavi, the Vaccine Alliance)의 모금 행사에 자신의 발언을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보냈다.

그는 이 영상에서 백신연맹이 "보편적인 백신 접종을 촉진하려는 열의 속에서 백신 안전이라는 핵심적인 문제를 소홀히 했다"면서 "내가 백신 안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과학이 기존 패러다임과 모순되더라도 가능한 한 최선의 과학을 고려하라. 그때까지 미국은 더 많이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12억달러(약 1조6천340억원) 규모의 지원 방침도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백신연맹이 백신을 보급하며 "과학을 무시"했다고 비난했지만, 그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백신연맹 측은 성명에서 "우리가 백신 포트폴리오와 관련해 내린 모든 결정은 엄격하고 투명한 독립적인 절차를 통해 모든 가용 데이터를 검토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예방접종 전략자문그룹(SAGE)의 권고에 따라 내려진다"며 과학을 무시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글로벌 보건 업무를 이끌었던 의사 아툴 가완데 박사는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발언에 대해 "충격적이고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신연맹은 세계 어린이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명으로 2000년 '백신과 예방접종을 위한 글로벌 연맹(Global Alliance for Vaccines and Immunisation, GAVI)이란 이름으로 출범해 지금과 같은 규모로 발전했다.

그동안 78개 저소득 국가에서 11억명이 넘는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해 이들의 발병과 사망 위험을 줄였다.

NYT는 이 기구에 대한 미국의 지원 중단 선언이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백신에 대한 깊은 불신에 더해 해외 원조 금액을 줄이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