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미국 언론은 휴전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양국의 공식적인 '휴전 확인' 발표를 기다리며 관련 보도를 신중하게 이어가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온라인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를 말했다"며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공격에 보복한 지 몇 시간 만에 평화 협정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인용해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아직 휴전 합의는 없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 시간으로 오전 4시까지 중단되면 전투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WSJ은 덧붙였다.
CNN 방송도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이를 뒷받침하는 소식들을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합의' 발표 후 이 사안에 정통한 백악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자국 내 공격 중단을 조건으로 휴전 협정에 동의했으며, 이란 역시 그 조건을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이 합의가 이란의 핵시설 3곳에 대한 미국의 공습 덕분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CNN은 또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엑스에 올린 글에서 "적의 공격에 마지막 순간까지 대응한 우리 용감한 군대에 감사한다"고 언급한 내용을 지적하면서 이는 양측의 적대 행위가 종료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좀더 신중하게 접근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를 말했다"고 최상단 헤드라인에 배치하면서도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업데이트 페이지에는 "양국 어떤 쪽도 (휴전) 합의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부제를 달았다.
NYT는 또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현재로서는 합의가 '없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부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발표한 양국의 휴전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공식적인 확인이 없었다고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조심스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휴전 발표가 행정부 고위 관료들조차 놀라게 했다는 백악관 내부 분위기를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후 3시간 내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대상으로 새로운 공격을 가해 양쪽 당사자가 모두 합의했는지 여부에 의문을 일으켰다"고 짚었다.
AP통신은 현재까지의 상황을 전하면서 "트럼프가 발표한 대로 휴전이 이뤄진다면, 이 지역과 전 세계에 환영할 만한 소식일 것"이라며 "하지만 중동의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게 남아 있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결정으로 이뤄진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 성과로 휴전 합의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