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체자에 소명 기회 부여 없이 출신국 아닌 제3국 신속 추방 가능
연방 대법원이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2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은 이날 고문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입증할 기회를 주지 않고 제3국으로 불법체류자를 추방할 수 없도록 한 매사추세츠연방법원의 명령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체류자의 출신국이 송환을 거부할 경우에도 제3국을 목적지로 선정한 뒤 신속하게 추방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베트남과 파키스탄, 멕시코 등 본국에서 송환을 거부한 불법체류자들을 남수단으로 추방했다.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 남수단에 연고가 없는 불법체류자들을 추방하겠다는 연방정부의 계획에 매사추세츠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고문 방지협약에 따라 불법체류자들이 고문받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추방되지 않도록 보호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법원은 정부에 대해 불법체류자 추방 전 반드시 고문이나 박해의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소명 기회를 최대 25일간 보장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불법체류자를 태우고 남수단으로 향하던 미군 군용기도 지부티에서 멈추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지방법원의 명령에 대해 "불법체류자 중에서도 최악의 부류를 돌려보내는 권한을 방해한다"며 연방 대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다수인 연방 대법원은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하급법원의 명령을 중단한다고 결정했지만, 따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진보 성향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잭슨 등 3명의 대법관은 "의회는 불법체류자들에게도 고문이나 살해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추방되지 않을 권리를 명백하게 부여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연방 대법원의 다수 의견이 연방법을 무시하고 무법 상태를 용인했다고 비판했다.
추방된 불법체류자들을 대리하는 레일라 강 변호사는 "대법원의 결정으로 수천 명의 외국인이 고문이나 생명의 위험이 있는 제3국으로 추방될 수 있다"며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