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시장 예비선거 24일 실시…민주당 ‘쿠오모 vs 맘다니’ 2파전

2025-06-23 (월) 04: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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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본선거 앞두고 당후보 선출…복잡한 선거방식 탓 내달 결과 전망

▶ 쿠오모, 경륜·치안강화 역점…신인 맘다니 ‘버스비 무료’ 등 진보정책

뉴욕시장 예비선거 24일 실시…민주당 ‘쿠오모 vs 맘다니’ 2파전

예비선거 TV 토론 중인 쿠오모 후보(왼쪽)와 맘다니 후보(오른쪽)[로이터]

뉴욕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프라이머리) 본투표가 24일(동부시간) 뉴욕시 일원에서 치러진다.

뉴욕시 선거위원회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뉴욕시장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가 24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뉴욕시 5개 자치구(區) 1천213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는 예비선거 사전투표가 이뤄졌다.


뉴욕시장 본 선거일은 오는 11월 4일이다.

특히 뉴욕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민주당 예비선거가 본선거에 준하는 무게감을 가진다.

뉴욕시장 선거 민주당 후보 자리를 놓고 11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혼전 양상이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실질적 경쟁은 앤드루 쿠오모(67) 전 뉴욕주지사와 조란 맘다니(33) 뉴욕주의원 간 2파전으로 압축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뉴욕주에서 3선(2011∼2021년) 고지까지 올랐던 쿠오모 전 주지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당선 후엔 법무장관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정치인이다.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주지사를 지낸 마리오 쿠오모 전 주지사가 그의 아버지다.

그러나 2021년 전·현직 보좌관 등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하고, 추행 사실을 공개한 직원에게 보복 조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자진해서 사퇴한 바 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자신이 '캔슬 컬처'(Cancel Culture)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며 정치적 재기를 도모해왔다.

캔슬 컬처란 유명인의 부적절한 행동이나 발언 의혹이 불거지면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인물을 향한 집단 공격과 사회적 매장이 이뤄지는 현상을 말한다.


맘다니 의원은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치 신인으로,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버몬트·민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연방 하원의원(뉴욕·민주) 등 진보 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맘다니 의원은 무료 공영버스,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 등 진보 성향 공약을 내걸며 진보 지지층과 서민층에 한 표 행사를 호소해왔다.

반면 쿠오모 전 지사는 "뉴욕시가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길거리 노숙자 문제나 지하철 치안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안정된 리더십을 부각하며 주지사 시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선 경험도 부각하고 있다.

중동 지역 분쟁과 관련해선 쿠오모 후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약속한 반면 맘다니 후보는 가자지구 및 이란과의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온 것도 주요 차별점으로 거론된다.

쿠오모 후보는 지난 3월 공식 출마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율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맘다니 후보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2위 자리를 지켜온 가운데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쿠오모 전 지사를 누르고 예비선거 최종 승리가 예상된다는 결과가 나와 막판까지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뉴욕시는 사표 방지를 위해 지난 예비선거부터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에 최대 5명의 후보를 선호도 순으로 적어내는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어 당선 후보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선호투표제에 따라 1순위 표만으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를 찍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해당 후보들에게 재배분하는 식으로 다음 라운드 개표를 하게 된다.

지난 18∼20일 실시돼 23일 공표된 에머슨칼리지 여론조사에서 쿠오모 후보는 36%, 맘다니 후보는 34% 지지율을 나타내 격차가 2%포인트로 좁혀졌다. 직전 5월 23∼26일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1%포인트였다.

에머슨칼리지는 선호투표제 시뮬레이션 결과 8개 라운드를 거쳐 양자 대결까지 간 뒤 맘다니 후보가 52%를 득표해 쿠오모 후보를 누를 것으로 예상했다.

두 후보가 접전 양상을 보일 경우 복잡한 선거방식 탓에 최종 승자 발표는 다음 달 중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선호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지난 선거에서는 최종 승자 확정까지 거의 한 달이 소요됐다.

다만,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한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에 근접할 경우 비공식적으로 미리 승리가 선언될 수 있다.

한편 민주당 소속으로 시장에 당선됐던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은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애덤스 시장은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가 트럼프 행정부 들어 기소가 취소됐다.

그는 이후 이민자 추방 정책에 협조하는 등 '친(親) 트럼프' 행보를 보이면서 민주당 내에서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뉴욕주 등록 유권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뉴욕시 등록 유권자는 총 513만명으로, 이 가운데 334만명이 민주당원으로 등록됐다. 공화당원은 56만명이었다. 당적을 밝히지 않은 유권자는 110만명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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