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나마, 연금법 반대시위 격화…정부, 비상사태 선포·군경 투입

2025-06-20 (금) 02: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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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시위에 원주민 단체 가세…공항 난동·상점 약탈에 방화까지

중미 파나마에서 사회보장기금 개정(연금법 개정) 백지화를 주장하는 시위대의 집단행동이 격화하고 있다.

파나마 정부는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집회·시위 등 헌법상 권리를 일시 제한하기로 했다.

입법부와의 의사 소통 및 내각 내 업무 조정 역할을 하는 후안 카를로스 오리야크 파나마 대통령실장관(Ministro de la Presidencia)은 20일(현지시간) 파나마 대통령실 유튜브 채널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보카스델토로주(州)에서의 질서 파괴 행위가 심각하다"며 "오늘부터 닷새간 해당 지역 내 헌법상 권리는 일시 제한된다"고 말했다.


이는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의 결정 사안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파나마는 일부 혜택을 제한하는 연금 규정 개정을 놓고 두 달 가까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중반 미주 대륙 내에서 강성 노동조합으로 잘 알려진 파나마 건설노조를 중심으로 계속된 집회와 시위는 원주민 단체까지 가세해 곳곳에서 공권력과 충돌을 빚었다.

특히 북서부 보카스델토로에서는 미국계 업체인 치키타의 바나나 농장 근로자들이 파업을 이어가면서 사태는 더 악화하고 있다.

앞서 치키타 측은 지난달 28일에 성명을 내고 "4월 28일부터 파나마에서 농장과 운영 센터 근로자들이 부당하게 일손을 놓으면서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면서 6천500명 중 75% 넘는 5천명과 근로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치키타 근로자들은 연금 개혁으로 없어진 일부 혜택을 복원하는 회사 측과의 협상과, 바나나 산업 보호를 위한 새 법안 발표 등에 따라 시위에서 철수하기도 했지만, 보카스델토로 내 폭력 시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일간 라프렌사파나마는 전했다.

실제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 창구이놀라 공항에는 마스크를 쓴 괴한들이 침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벌였다고 공항 운영기관 측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도심 상점들은 약탈 피해를 봤으며, 칼빈 바이론 야구장 등 일부 시설물에서는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기도 했다. 치키타 공장 시설 역시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나마 TV방송인 TVN노티시아스는 보카스델토로에 군과 경찰이 더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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