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방 추출한 세포와 함께 이식… 인공피부 이식보다 흉터 수축 30% 적어

2025-06-12 (목) 12:00:00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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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규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교수
▶ 자외선 노출 늘면서 피부암 발생 증가

▶ 고령자에게서 코·눈 부위에 주로 발생
▶ 암세포 제거 후 피부 재건이 관건

지방 추출한 세포와 함께 이식… 인공피부 이식보다 흉터 수축 30% 적어

지난 5일 서울 구로구의 고려대구로병원에서 만난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가 피부암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제공]

“피부암 치료의 핵심은 피부 재건입니다. 암세포 제거 부위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흉터 없이 재생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에요.”

이달 5일 서울 구로구의 고려대구로병원에서 만난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는 “피부암이 코와 눈 주변에 가장 많이 생기는 점을 감안하면 미용적인 부분을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불편함이 없다고 수술을 미루는 것은 병을 키우는 일”이라며 “암세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지금까지 특별한 증세가 없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피부암 발생률은 어떻습니까.


환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1999년 인구 10만 명당 2.6명이었던 것이 2019년에는 18.5명으로 7배 이상 증가했어요.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 자외선 장기 노출인데, 수명이 늘고 야외 활동이 많아진 영향으로 생각됩니다.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코 주위에 피부암이 생기는 비율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눈과 관자놀이 주변이에요.

-피부암이라고 하면 악성 흑생종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피부암은 크게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 전이가 활발한 악성 흑색종의 발병 비율은 10%도 안 됩니다. 90% 이상을 차지하는 게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에요. 악성 흑색종과 달리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아 암세포만 떼어내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자가진단방법(ABCDE 방법)으로 피부암 여부를 구분할 수 있나요.

조직검사를 해보기 전까지 육안으로 피부암인지 구분하는 건 힘들어요. ABCDE 구별법에서 A는 피부에 있는 병변의 모양이 비대칭(Asymmetry), B는 불분명한 경계(Border), C는 다양한 색깔(Color), D는 지름(Diameter)이 6㎜ 이상, E는 모양의 계속적인 변화(Evolution)를 뜻해요. 여기에 모두 해당되면 피부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 해도 실제 조직검사를 해보면 80~90%는 양성으로 나옵니다. 악성종양이 아니라, 정상 세포가 과다 증식을 한 경우라서 문제되지 않는 경우에요.

-피부암이라고 의심할 수 있는 징후가 있나요.

갑자기 얼굴 등에 상처가 생기 뒤 진물과 피가 나고, 약을 발라도 1, 2주 지나도록 낫지 않는다면 피부암을 의심할 만한 강력한 증상입니다. 그리고 ABCDE 구별법의 증상에 모두 해당된다면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조직검사는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수술 후 피부재건은 어떤 식으로 이뤄집니까.

병변 주변 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해왔어요. 그래야 이식 부위, 주변 피부와의 색깔 차이가 덜하거든요. 하지만 이 방법의 단점은 흉터예요. 암세포를 절제한 부위뿐 아니라, 피부를 떼어낸 자리에도 흉터가 남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한 게 인공피부인데, 수술 시간이 짧고 흉터도 피부 이식보단 덜 생기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피부에는 환자 본인의 세포가 없어 상처 부위가 수축하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 몸은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려고 상처 가장자리의 세포가 중심부를 향해 당기면서 상처 크기를 줄이려 합니다. 수축 현상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보니 피부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아무는 경향이 있었어요.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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