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단속 시위 5일째
▶ 다운타운 매장 곳곳 털려
▶ 군 투입 4,700명으로 증가
▶ “이민 단속 30일간 계속”
▶ LA 시위사태 장기화 우려

이민단속 반발 시위와는 별도로 지난 10일 밤 LA 다운타운 브로드웨이 선상에서 약탈 행위가 기승을 부려 상당수의 업소와 매장들이 피해를 입었다. 밤새 출입문과 유리창이 박살난 아디다스 매장에서 11일 인부들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LA 도심에서 닷새째 이어진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 등 진압기관 사이의 충돌은 다소 완화됐으나 10일 밤새 다운타운 일부 지역에서 약탈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전히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CBS 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이같은 시위에도 아랑곳 않고 연방 이민단속 기관들의 LA 카운티 지역 불법이민 단속 작전이 향후 30일 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혀 시위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LA 다운타운 지역 시위로 9일 하루 최소 12명이 체포됐다. 이는 앞선 주말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수치인데 시위는 주로 LA 시청과 연방 구금센터 일대에서 이뤄졌고, 일부 시위대가 도로 점거 및 공공청사 접근 시도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일부 구역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선포하고 고무탄과 공포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LA타임스와 KTLA 등에 따르면 이민단속 반발 시위와는 별도로 10일 밤 LA 다운타운에서 일부가 폭도로 변해 브로드웨이 선상의 여러 매장과 업소들을 약탈하는 무법천지 상황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심야 시간 폭도들이 애플 스토어와 아디다스 매장, CVS 매장, 그리고 미라화나 업소와 주얼리 스토어 등의 유리창과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물품들을 마구 흐트러뜨리고 훔쳐내는 등 약탈 행위를 저질렀다.
트럼프 행정부는 LA 시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강경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약 700명의 해병대를 캠프 페들턴에서 LA로 추가 배치하고, 주방위군 2,000명을 더 투입해 총 병력 규모를 4,700명까지 늘렸다. 이들은 시위 진압보다는 연방 시설 보호와 질서 유지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현재까지 시위대와의 직접적 충돌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은 필요 시 대통령의 ‘타이틀 10’ 권한에 따라 병력을 직접 투입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민 단속 반대 시위는 LA를 넘어 미 전역 다른 도시들로도 급속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오스틴, 시애틀, 디트로이트 등 주요 도시에서도 이미 시위가 벌어졌으며, 대부분은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소규모 충돌과 체포 사례도 발생했다. 특히 뉴욕 트럼프 타워 인근에서는 최소 9명이,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10여 명이 체포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이자 미 육군 창립 250주년 기념일인 오는 14일 워싱턴 DC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계획되어 있어 파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노 킹스’ 시위는 미국 전역 1,800여 개 도시와 지역에서 준비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위 조직 측은 “우리는 왕좌도 왕관도 왕도 원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출한 힘의 과시 대신,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뉴섬 주지사와 롭 본타 주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내가 톰(호먼)이라면 그들을 체포했을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들이 침을 뱉으면 우리는 때릴 것”이라는 강경 메시지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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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