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월의 꽃들은

2025-06-05 (목) 04:56:49 이중길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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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꽃들은
침묵하는 생명이다
새로 태어난 고요함을
한 줄기 바람이 스치고 갈 때
꽃들은 시원한 마음을 품는다

푸른 하늘에 흐르는
구름의 그림자를 따라서
울타리 숲 너머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가 꽃밭에 닿으면
꽃들은 마음이 분주해진다

한 마리의 붉은 나비가 다가와
꽃봉오리를 품고 몸살을 하며
날개를 접어 하늘을 향해서
서로의 부끄러움을 가리고 있다


꽃 앞에 가까이 다가서면
작은 떨림으로 순결한 향기를 뿜어내는
부드러운 꽃잎에 입을 맞추어
온갖 시름을 너에게 넣을 수 있는

유월의 꽃들은 기쁨의 안식처이다

<이중길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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