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장관 성명 “전략적 환경·새 경제적 도전 대응 위해 한미동맹 현대화”
▶ 백악관 “韓 대선, 자유롭고 공정…전세계에 대한 中의 개입과 영향력 우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관련, 새로 출범하는 이재명 정부와 한미일 3자 협력 등 안보, 경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정부를 대표해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한민국 14번째(14th) 대통령으로서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제21대 대통령이지만,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전통대로 인물 중심으로 카운트를 해서 '14번째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과 한국은 우리의 상호방위조약, 공유 가치, 깊은 경제 관계에 기반을 둔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또 오늘의 전략적 환경의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내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향상하며,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무부 장관 명의 성명에서 협력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백악관은 언론에 보낸 익명 당국자 명의의 답변에서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을 우려하고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백악관은 이날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백악관 당국자' 명의로 보낸 답변에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어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에서 백악관이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에 대해 비판적 언급을 포함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이재명 정부 아래에서도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의 최대 글로벌 패권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거리두기'를 간접적으로 한국의 새 정부에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동맹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유지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을 추구하는 데 대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많은 국가가 중국과의 경제 협력, 미국과의 방위 협력을 동시에 하려는 유혹을 받는 것을 안다"면서 중국은 그런 상황을 '지렛대'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그들(중국)의 해로운 영향력을 심화시킬 뿐이며, 긴장된 시기에 우리의 국방 관련 결정의 공간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