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비처럼 훨훨 날며 하늘에서 행복해라”

2025-05-21 (수) 07:55:42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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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건 여사, 양부 폭력 숨진 한인 입양아 추모

▶ ‘현수의 나비’동상 주변 봄꽃 심기 연례행사

“나비처럼 훨훨 날며 하늘에서 행복해라”

유미 호건 여사와 린우드센터 장애인 학생들이 ‘현수의 나비’ 동상 주변에 꽃을 심고 있다.

미국인 양부의 폭력으로 입양된 지 넉 달 만에 숨진 발달장애아 현수를 추모하는 행사가 2017년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수의 나비’라는 청동 조각상이 세워진 엘리콧시티 소재 장애인학교 린우드센터에서 현수를 기리는 봄꽃 심기 연례행사가 20일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전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유미 호건 여사와 캐롤 비티 메릴랜드 장애인부 장관은 센터 학생들과 함께 ‘현수의 나비’ 조각상 곁에 알록달록한 꽃을 심으며 현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했다.

호건 여사는 “조각상은 날아가는 나비를 손끝으로 잡으려는 모습을 형상화했다”며 “현수는 하늘나라에서 자유롭게 날며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건 여사는 “그의 죽음과 같은 불행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한다”며 “현수를 기리는 조각상 곁에 심어진 아름다운 꽃들이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심어줄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5월 발달장애를 갖고 태어난 현수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2013년 10월 말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됐으나, 입양된 지 4개월 만에 양아버지 오캘러핸의 학대와 구타로 숨졌다. 비운의 입양아인 현수를 기리고 경각심을 주고자 현수를 추모하는 나비 동상이 2017년 린우드센터 앞에 세워졌다. 나비 동상은 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토머스 클레멘트 씨와 그의 부인인 재미화가 김원숙 씨가 제작했다. 이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다니엘학교에 세워진 것과 같은 쌍둥이 동상이다.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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