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는 평균 수명이 유독 높은 지역이 있다. 이곳의 주민들은 90세를 넘어도 활기차게 생활하며, 만성질환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 대표적인 장수 지역으로는 일본의 오키나와,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그리스의 이카리아,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반도,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마린다가 있다. 연구자들은 이 지역을 ‘블루존(Blue Zone)’이라 부르며,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생활 습관을 연구해왔다.
장수 마을의 공통점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식습관
이들은 공통적으로 식단이 단순하고 자연 식품 중심이다. 일본 오키나와 지역 주민들은 고구마, 채소, 해조류, 콩류를 중심으로 한 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하며, 붉은 고기 섭취를 최소화한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는 지중해 식단을 따르며 올리브유, 통곡물, 생선을 즐긴다. 그리스 이카리아에서도 올리브유, 채소, 허브차를 많이 섭취하고, 니코야 반도의 사람들은 콩, 옥수수, 호박 등 전통적인 중남미 식단을 따른다. 이들의 식사법에서 주목할 점은 ‘소식(少食)’이다. 특히 오키나와 주민들은 배가 80% 찼을 때 식사를 멈추는 ‘하라 하치부(腹八分)’ 원칙을 지킨다. 이는 칼로리 제한이 수명을 연장한다는 과학적 연구와도 일치한다.
둘째, 신체 활동
장수 마을의 사람들은 헬스장에서 운동하지 않는다. 대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생활을 한다. 사르데냐의 노인들은 가파른 언덕길을 걷고, 오키나와의 주민들은 정원을 가꾸며, 이카리아 사람들은 하루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닌다. 신체 활동이 습관처럼 자리 잡아 있어 따로 운동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셋째,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 생활
장수 마을 주민들은 강한 사회적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가족과 이웃이 서로 돕고, 공동체 안에서 활발히 교류한다. 오키나와의 ‘모아이(모임)’ 문화는 사람들이 평생 친구 그룹을 유지하며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 방식이다. 이카리아와 사르데냐에서는 노인들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사회적 관계는 정신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외로움은 조용한 건강 위험 요소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이 사망 위험을 30% 이상 높일 수 있다. 반면 장수 마을 사람들은 강한 유대감 덕분에 스트레스가 낮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넷째, 삶에 대한 태도
장수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산다. 이들은 일에 집착하지 않으며, 삶의 속도를 늦추고 현재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 이카리아에서는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으며, 사르데냐에서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 강한 가족애를 실천한다. 장수는 단순히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이들 장수 마을의 사례는 환경과 생활 습관이 건강 수명을 결정짓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자연식 위주의 식단, 꾸준한 신체 활동, 강한 사회적 관계, 긍정적인 태도. 결국, 장수의 비결은 복잡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습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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