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I가 수술 후 합병증 가능성 판단한다

2025-05-0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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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환자, 수술 후 심뇌혈관질환 사례 많아

▶ 수술 후 합병증 발병 예측 정확도 높여

고령 환자에게서 수술 후 주요 합병증인 심뇌혈관질환 발병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신체적인 부담이 큰 고령 환자의 수술 후 부작용 여부를 미리 판단할 수 있어 수술 결정과 수술 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수술 후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심뇌혈관질환은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을 통칭하는 말로, 심근경색과 협심증과 같은 심장 질환과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고령 환자가 전신마취, 출혈 등 수술 과정을 거치면서 그에 따른 부담으로 수술 후 합병증(심뇌혈관질환)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현재도 수술 전 특정 검사(RCRI)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도를 평가한다. 하지만 해당 검사법은 나이와 심장질환 병력, 수술 유형 등 제한된 정보만을 이용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혈액검사 결과나 복용 중인 약물, 과거 진단명 등 중요 정보가 빠져 있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에 있는 혈액검사 결과와 기저질환 여부, 복용 약물, 수술 유형 등 종합적인 정보를 분석해 수술(심장수술 제외) 후 30일 내 심뇌혈관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의 환자 4만6,000여 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예측 정확도(AUROC)가 최대 0.897로 기존의 표준 평가도구인 RCRI(0.704)보다 높은 예측력을 보였다. 해당 지표가 1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별도의 검사 없이 기존에 있는 환자의 기록만으로도 수술 후 합병증 여부를 살펴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순환기내과 서정원 교수는 “고령 환자는 비슷한 연령이어도 건강 상태의 편차가 커 수술 후 합병증 발병 여부를 알기 어려웠다”며 “수술 후 심뇌혈관 합병증 위험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환자의 건강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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