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찌감치 2021년 지목…버핏처럼 성실한 자수성가형 전략가
▶ “경영 이해·사업 감각 탁월”…여건 볼 때 버핏 성과 능가할지 미지수

그레그 에이벌 버크셔 [로이터]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3일 은퇴를 선언하면서 올해 말부터 버크셔를 이끌게 될 그레그 에이벌(62)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캐나다 에드먼턴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성장한 에이벌은 학창 시절부터 빈 병을 줍고 소화기에 소화 용액을 채우는 일을 하며 노동의 가치를 배웠다.
연방하원에서 4선 의원을 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잡화점에서 일하고 신문 배달을 하며 스스로 투자자금을 모았던 버핏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면모다.
에이벌은 '아이스 하키의 전설'로 불린 시드 에이벌의 조카로 학창 시절부터 아이스 하키를 즐겼다.
캐나다 앨버타대를 졸업한 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회계사로 일하다 전력회사 칼에너지로 이직했다.
이후 미드아메리칸으로 이름을 바꾼 칼에너지가 1999년 버크셔에 인수되면서 버핏과 인연을 맺었다.
에이벌은 미드아메리칸 CEO를 거쳐 2018년 버크셔의 비보험부문 부회장으로 발탁됐으며 이후 버크셔 그룹의 제조업과 소매업을 감독해왔다.
버핏은 지난 2021년 자신이 당장 물러나야 할 경우 곧바로 경영권을 넘겨받을 1순위로 에이벌을 지목하면서 후계 구도를 정리한 바 있다.
에이벌은 이후 연례 회의에 버핏과 함께 등장하며 차츰 얼굴을 알렸지만, 대부분은 버핏의 그늘에 머물러있어 대중에게 친숙한 인물은 아니다.
AP통신은 버핏과 버크셔 이사회가 에이벌에 대해 모든 종류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타고난 재주가 있다고 평가했으며 성실하고 사업 감각이 좋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후계자 발탁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그를 "빈틈없는 거래 해결사"라고 평가한 바 있다.
AP는 다만 그가 버핏에 필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버핏은 수십년간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를 단행해 버크셔를 성장시켜왔지만, 지금의 버크셔는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내기가 어려울 만큼 덩치가 커졌다는 것이다.
버크셔 이사회 멤버인 론 올슨은 "내가 아는 한 또 다른 버핏은 없다"면서도 "그는(에이벌) 버핏의 기본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올슨은 에이벌에 대해 "성실하고 전략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버크셔의 자회사인 데어리퀸의 CEO 트로이 베이더는 에이벌에 대해 "사업적 감각이 뛰어나고 버핏처럼 직관이 좋은 인물"이라고 했다.
AP에 따르면 에이벌은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거주하고 있으며 버크셔 본사가 있는 오마하로 이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 이사회는 올해 말 에이벌을 새로운 CEO로 공식 승인할지 결정하게 된다.
버핏은 이와 관련해 만장일치로 통과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