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항소법원 판사에 낙태금지 옹호 보수 변호사 낙점하며 “파이터”
▶ 1기보다 느린 시작…바이든 시절 법관 대거 지명에 ‘공석’은 줄어

2일 플로리다에 도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연방 항소법원 판사 지명을 시작으로 사법부 보수화 가속의 신호탄을 쐈다.
1기 행정부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정부 정책이 법원 제동에 좌초하지 않도록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 재편을 포함해 보수 성향 판사 대거 임명에 상당히 공을 들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테네시주 법무장관실 소속 휘트니 허맨도퍼 변호사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위치한 제6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허맨도퍼 지명자는 주 법무장관실 전략소송부를 이끌면서 테네시주의 낙태금지법을 옹호했고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던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한 차별금지법 철폐에 앞장섰던 보수 성향 인사다.
연방대법원에서는 새뮤얼 얼리토(조지 W. 부시 대통령 임명), 에이미 코니 배럿(트럼프 대통령 임명) 대법관 등의 재판연구원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맨도퍼 지명자에 대해 "'법의 원칙'을 존중하는 대법관·법관을 위해 오랜 기간 일했다"며 "우리 법률체계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파이터"라고 추켜세웠다.
미국에서 연방 대법관을 비롯한 연방 법관들은 대통령 지명과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 법관 임명을 시작하면서 연방 법관들의 전체적인 이념 지형은 보수 쪽으로 더욱 쏠릴 가능성이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지명을 시작으로 이번 임기 4년 간 연방 법관 총 100여명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이념 성향이 비슷한 법관을 연방 법원에 대거 배치하면,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법원의 견제에 막힐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6대3의 보수 우위로 재편된 미국 대법원에서는 2022년 낙태권이 폐지되는 등 보수 성향이 짙은 결정이 쏟아졌다.
다만 이번 2기 행정부 임기에는 8년 전 1기 때만큼의 규모로 법관을 임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당시 상원 다수당이던 민주당과 함께 법관을 대거 임명한 영향으로 연방 법원에 남은 공석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지명할 수 있는 연방 법관 공석은 항소법원 3석, 지방법원 43석이 전부다.
앞으로 공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대법관 3명을 포함해 연방 법관 총 234명을 임명했던 1기 때와는 차이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 재편보다 내각이나 재외 공관의 외교관 선임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상원 사법위원회 소속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NYT에 "(트럼프 행정부는) 내각 구성 완료에 아주 진심"이라며 "소송을 많이 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외교관 지명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 같은데 거기엔 별다른 이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