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저지 정신질환 시민 총격사살 경찰 또 불기소 빅토리아 이 사건에 영향 줄까

2025-05-01 (목) 08:10:00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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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에 책임 묻지않는 선례 반복, 사건 8개월후에도 검찰 조치없어

뉴저지에서 또 다시 정신건강 위기를 겪던 시민을 총격 사살한 경찰에 대해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작년 7월 포트리에서 발생한 빅토리아 이 사망사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뉴저지주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날 주대배심은 2023년 8월 저지시티의 52세 남성 앤드류 워싱턴을 총격 사살한 경찰관 스티븐 지간테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형사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

주검찰이 공개한 당시 사건 영상 등에 따르면 당시 워싱턴은 정신건강 위기를 겪고 있었다. 워싱턴의 가족은 911이 아닌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정신건강 핫라인에 전화했지만, 의료진이 아닌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결국 경찰 총격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36분쯤 경찰이 워싱턴이 사는 아파트 2층에 출동했고, 잠긴 문을 사이에 두고 워싱턴과 지간테가 3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워싱턴이 대화를 거부하자 경찰은 안전 등을 이유로 오후 3시28분께 강제로 문을 부수고 아파트 안으로 진입했고, 이때 워싱턴이 문에서 몇 피트 떨어진 곳에서 칼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봤다.

경찰은 워싱턴에게 칼을 버리라고 요구했지만, 그가 칼을 들고 다가오자 지간테가 총격을 가했다. 총에 맞은 워싱턴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이날 오후 4시47분께 사망했다.

워싱턴의 가족 변호인은 이번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정신건강 핫라인에 도움을 요청했음에 무장한 경찰에 의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민사소송을 통해 경찰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은 뉴저지에서 정신건강 위기 속에 있던 시민을 총격 사살한 경찰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 선례가 반복된 것이다. 지난 3월 주 대배심은 2년 전 패터슨에서 발생했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던 나지 시브룩스에 총격을 가해 사망시킨 패터슨 경찰 2명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이 이어지면서 뉴저지 한인사회에서는 지난해 7월 포트리에서 정신건강 위기를 호소했지만 출동한 경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빅토리아 이씨의 비극 사건과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씨 사건과 관련 경찰 과잉 대응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주검찰은 지난해 8월 경찰 바디캠 영상 공개 후 8개월이 지났음에도 어떠한 새로운 조사 결과나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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