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시내 전역에 연기 퍼지기는 처음”

(대구=연합뉴스)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야간에도 확산하고 있다. 2025.4.28
28일 오후(한국시간)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에 따른 연기가 바람을 타고 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상당수 시민이 고통을 호소했다.
순간최대풍속 초소 11m를 넘는 바람이 불고, 해가 진 뒤 풍향이 수시로 바뀌면서 연기는 순식간에 대구시내 전역으로 퍼졌다.
오후 6시를 전후해서는 산불 발생 현장에서 수㎞ 이상 떨어진 대구 동구와 수성구는 물론 인근 경북 경산시까지 확산했다.
이 때문에 퇴근하는 시민들은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일부는 손수건을 물에 적셔 호흡기 주변을 가리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연기가 대구 전역에 퍼진 탓인지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또 대부분의 차량은 창문을 닫은 채 운행했고, 매연을 피해 귀가를 서두른 탓인지 신천대로 등 대구시내 주요 출·퇴근 도로는 평상시보다 원활한 소통이 이뤄졌다.
북구 침산동의 한 회사원은 "퇴근하려고 나왔다가 온 동네에 메케한 연기가 가득해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 마스크를 찾아 퇴근했다"고 말했다.
수성구 시지동에 사는 이모(53)씨는 "퇴근 뒤 별생각 없이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가 순식간에 온 집안에 탄내가 배였다"며 "창문을 잠시도 열어두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수성구 지산동에 사는 한 시민은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대구 전역에 이런 냄새가 퍼지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에는 현장에서 나온 검은 연기가 바람을 타고 수성구 지산동과 범물동 일대로 몰리면서 아파트 외벽이 전부 검게 변하는 등 지역 일대가 잿빛이 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1분께 발생한 이번 산불의 오후 10시 30분 기준 영향 구역은 181㏊, 화선은 5.6㎞이다. 같은 시각 기준 진화율은 47%이다. 산불로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