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도 7.3% 내려…트럼프 정부, H20·MI308 수출허가 품목 포함
▶ 애플 3.8%↓·테슬라 4.9%↓ 등 주요 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하락

엔비디아 로고[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87% 내린 104.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약 7% 하락 출발해 약세를 지속하다 마감했다. 낙폭은 한때 10%까지 확대하며 100달러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하락은 전날 미 정부가 최근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수위를 한층 더 강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과 AMD의 MI308 등을 새로운 중국 수출 허가 품목으로 포함했다.
H20 칩은 그간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엔비디아가 중국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었다.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H100 칩에서 성능이 낮아진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왔는데,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규제를 강화하면서 성능이 낮은 H20 칩까지로 수출 제한 조치가 확장된 것이다.
특히, 올해 1분기 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의 주문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H20 칩을 수출하지 못하면서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 달러(7조8천567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AMD도 MI308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8억 달러(1조1천312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AMD 주가도 7.35%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에 다른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퀄컴도 각각 2.43%, 3.57%, 2.06%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10% 하락했다.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 강화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심화하면서 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1위 애플 주가는 3.89% 내린 194.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다시 200달러 아래로 내려왔고, 시가총액도 3조 달러를 하회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4.94% 내려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는 3.66%,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반독점 재판이 진행 중인 메타플랫폼은 3.68%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주가도 각각 2%와 2.93% 내렸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첼리 분석가는 "무역 협상이 궁극적으로는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미·중 간 벼랑 끝 전술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