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고·칼라바사스 1·2위
▶ 전체 주택 중간가는 올라
▶ 침체 우려 속 매물 증가
▶ 6%대 모기지금리 여전히 부담

침체 우려 속에 일부 지역 고급주택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칼라바사스와 샌디에고 등 일부 캘리포니아의 고급 주택지들이 집값 하락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에서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6% 중후반에 달하는 주택수요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은 미국 전역에서 지난 1년간 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한 지역 몇 곳을 소개했고,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지역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격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샌디에고(92127)로, 하락폭이 43.9%에 달했다. 화창한 날씨로 유명한 샌디에고의 공시 가격은 50% 가까이 하락했다고 리얼터닷컴은 전했다. 샌디에고의 중간 주택 매물 가격은 167만달러에 달한다. 두 번째로 하락폭이 큰 곳은 칼라바사스(91302)로, 가격 하락폭이 34.1%였다. 칼라바사스는 LA카운티에 위치해 있으며 할리웃 배우를 비롯한 다수의 유명 인사가 거주하며 고급 주택이 즐비한 곳이다. 이곳의 중간 주택 매물 가격은 237만달러에 달한다.
샌디에고 북쪽 해변가에 위치한 칼스배드(92009)는 55에이커 규모의 플라워 필드 정원과 레고랜드 테마파크로 유명한 곳이다. 이 지역의 지난 1년간 주택 가격 하락률은 25%였으며, 중간 주택 매물 가격은 119만9,000달러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심장부에 위치한 샌호재(95110)의 가격 하락폭은 25%였다. 샌호재에는 이베이와 어도비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샌호재의 중간 주택 매물 가격은 78만8,000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단독주택의 중간 가격은 86만9,500달러로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그럼에도 이들 지역의 하락폭이 이렇게 컸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 지역에서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로 매수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며 매수자 우위로 고가주택 시장이 재편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경제 애널리스트인 한나 존스는 “이들 지역에서 매물이 늘어나면서 구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판매자들 간 경쟁이 심화해 가격을 낮춘 측면이 있다”며 “최근 몇 년 간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기지 금리도 구매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30년 만기 평균 모기지 금리는 6.62%로, 1년 전인 6.88%보다는 소폭 낮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3%대 금리의 두 배 이상이다. 올해 미국 전체 중간 주택 가격 전망치(41만700달러)의 두 배 이상을 훌쩍 뛰어 넘는 고가 주택들의 경우 모기지 없이 주택을 매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날 리얼터닷컴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지난 1년간 주택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역의 우편번호를 공개했다. 뉴저지의 스팟츠우드(08884)는 뉴욕시에서 38마일 떨어진 뉴저지의 작은 마을이다. 기차 노선을 따라 위치해 있어서 운전하지 않고도 뉴욕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 지역의 중간 주택 매물 가격은 44만9,000달러로 전년 대비 하락률은 25%다. 일리노이주 사우스엘긴은 폭스 강변에 위치한 마을이다. 이 지역의 중간 주택 매물 가격은 38만4,900달러로 전년 대비 하락률은 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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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