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첨단미래상 선보일 오사카엑스포 대장정 시작…흥행부진 우려도

2025-04-12 (토) 02: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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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간 유메시마서 열려… ‘그랜드링’ 주변 전시관 84개

▶ ‘거대 미디어 파사드’ 한국관…공사 지연·메탄가스 등 과제

첨단미래상 선보일 오사카엑스포 대장정 시작…흥행부진 우려도

(오사카=연합뉴스) = 일본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개회식이 열린 12일(현지시간) 한국관 미디어 파사드에 거대한 막들이 걸려 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지구촌 3대 메가 이벤트로 일컬어지는 엑스포가 13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10월 13일까지 6개월 동안 이어지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주제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이다.

오사카 엑스포는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다. 한국이 대전과 여수에서 열었던 엑스포는 모두 이보다 규모가 작고 자주 개최되는 '인정 엑스포'였다.


일본 혼슈 서부 핵심 도시인 오사카는 197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등록 엑스포를 개최했다. 일본이 등록 엑스포를 여는 것은 2005년 아이치 엑스포 이후 20년 만이다.

1970년 엑스포는 오사카 북쪽에 있는 공원에서 진행됐고, 이번에는 서쪽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열린다. 유메시마 면적은 3.9㎢로 일본 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고시엔 구장의 약 100배에 달한다.

158개 국가·지역과 일본 기업들은 약 2㎞ 둘레의 거대한 목조 건축물이자 '다양성 속 통일성'이라는 가치를 구현한 상징물인 '그랜드 링' 안팎에 전시관 84개를 지어 첨단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전시하고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한다.

엑스포 참가국이 각각 비용을 내서 짓는 해외관은 모두 42개다. 한국관은 그랜드 링 북쪽 인근에 있으며, 주변에는 독일관과 아제르바이잔관이 있다.

한국관 부지 면적은 3천501㎡다. 외부에는 높이 10m, 폭 27m인 거대한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됐다.

그랜드 링 위에 오르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미디어 파사드에서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미디어 아트, 한국 전통 이미지, K팝 아티스트 영상 등을 선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오사카 엑스포에서 봐야 할 주요 전시관 중 하나로 한국관을 꼽고 "AI를 사용해 관람자의 목소리를 조명과 음악으로 바꿔 체험하도록 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개막 한 달 뒤인 5월 13일을 '내셔널 데이'로 배정받았다. 이날 박람회장에서는 한일 우호를 상징하는 외교 사절단인 조선통신사 재연 행렬과 K팝 공연 등이 펼쳐진다.

일본관은 2000년 남극에서 발견됐던 화성 운석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에 각종 해조류를 결합한 전시물을 마련했다. 미국관과 중국관에서는 각각 달에서 채취한 돌, 모래를 볼 수 있다.

말처럼 올라탈 수 있는 네발 로봇, 높이 17m인 건담 모형,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만든 심장, 식기세척기처럼 15분 만에 사람 몸을 씻겨주는 '미래 인간 세탁기' 등도 공개된다.

이처럼 다양한 전시관과 흥미로운 콘텐츠가 준비됐지만, 오사카 엑스포의 흥행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주최 측은 예상 관람객 수를 2천820만 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 9일까지 팔린 입장권은 목표의 65%인 906만 장에 불과했다.

관람권 가격은 성인 일일권이 7천500엔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박람회장 주변에 있는 테마파크인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의 성인 주말 입장권 가격은 9천900엔이다.

닛케이는 "박람회장 건설비는 두 차례 증액해 당초 1.9배인 최대 2천350억엔이 됐다"며 "운영비 1천160억엔의 80%는 입장권 수입으로 조달해야 하며 적자를 면하려면 약 1천800만 장을 팔아야 한다"고 짚었다.

엑스포 개최로 인한 경제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견해도 나오는 가운데 일부 전시관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개막일에 관람객을 맞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매립지 특성상 나올 수밖에 없는 메탄가스, 비싼 음식값, 현금 사용 불가 규정 등에 대한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흥행 카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의 날인 7월 19일 전후에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7월 20일께 참의원(상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크고, 국제 정세도 유동적이라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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