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호관세 90일 유예 결정에 “75개국과 맞춤형 협상에 시간 걸려”
▶ “트럼프, 협상 직접 참여 원해…국가들, 최선 거래 가져오길 기대”
▶ “품목관세는 그대로 적용…파트너들과 中무역문제 해법 마련할 것”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보복하지 않고 관세 인하를 요청한 국가들과 무역 합의를 협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식시장 급락 때문에 상호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아니다. 많은 요청이 있었고 75개가 넘는 국가가 우리를 접촉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베선트 장관은 "각 국가에 대한 해법은 맞춤형으로 할 텐데 그건 시간이 약간 걸릴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90일 유예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너무 많은 국가가 협상을 요청해 행정부가 "압도됐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최선의 거래를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호관세 유예에 대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신경 쓰고 있으며 우리가 성의 있게 협상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보복하지 않는 국가에는 지난 2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이 "상한"(ceiling)이며 이번 유예 발표를 통해 일시적으로 적용되는 10%가 "하한"(floor)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 유예가 품목별 관세에도 적용되냐는 질문에 "아니다. 상호관세에 적용된다"고 답했다.
또 관세 유예가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사례로 언급하고서 한국, 일본, 대만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이 사업에서 채굴한 LNG 상당량을 구매하는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중국을 "미국이 가진 무역 문제들의 가장 큰 원천"으로 규정하고서, 미국의 관세 장벽에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이미 유럽 등으로 유입되면서 "전 세계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역 전쟁의 구도를 '전 세계 대 중국'으로 가져가느냐는 질문에 "난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중국이 확전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용감하게 대응했다. 그리고 우리는 교역 파트너들과 함께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예를 발표한 것을 두고 "성공적인 협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까지 기다리는 것은 대통령의 결정이었다. 내가 전에도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만큼 자신의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여러분은 (관세 때문에) 전 세계가 중국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주장하려고 했지만, 실제 우리는 정반대의 효과를 봤다. 전 세계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연락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시장과 소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전 세계 국가에 10% 기본관세(보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57개 무역파트너(56개국+유럽연합)에 10%보다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부과한 국가에도 90일 간 10% 기본관세만 부과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인상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