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행보를 따라 일렁인 3월의 마지막 날, 올해 첫 분기의 마지막 거래일을 반등 시도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일(4월 2일)을 이틀 앞두고 경계감이 고조되며 개장 초반 기술주 투매 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었으나,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시장을 다독이면서 반등 발판이 마련됐다.
단기간 급락에 따른 가격 매력이 기술적 반등을 촉발한 것으로 풀이됐다.
3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17.86포인트(1.00%) 오른 42,001.7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91포인트(0.55%) 높은 5,611.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3.70포인트(0.14%) 밀린 17,299.29를 각각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 16일 장중에 기록한 최고점(20,204.58) 대비 14.38% 낮은 수준이다. 개장 시점(16%↓)보다는 완화됐으나 아직 조정 영역(최고점 대비 10% 이상↓)에 잠겨있다.
그러나 이날 개장 직후 빠르게 뒷걸음치며 지난 2월 19일 기록한 최고점(6,147.43) 대비 10% 이상 낮아졌던 S&P500지수는 반나절 만에 조정 영역에서 다시 발을 뺐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나스닥지수는 열심히 뛰어올랐지만 4거래일 연속 하락세는 피하지 못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3대 지수 모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다우지수는 5.15%, S&P500지수는 6.27%, 나스닥지수는 8.09% 각각 뒷걸음쳤다.
이날도 관세 불확실성이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 미국을 착취해 온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되돌릴 관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상호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달 3일 0시를 기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조치가 발효될 예정이다.
이 와중에 대표적인 소비재 종목 월마트 주가가 3.10% 이상 오르며 다우지수 상승을 독려하고 시장에 긍정적 기운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기술주들은 전반적인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7종목 가운데 엔비디아(1.18%)·마이크로소프트(0.90%)·테슬라(1.67%)·아마존(1.28%)·페이스북 모기업 메타(0.07%) 5개 종목 주가가 내리고 애플(1.94%)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0.20%) 2개 종목만 상승했다.
지난해 뉴욕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1.64% 뒷걸음쳤다. 이날 종가는 108.38달러로 지난 1월 수립한 역대 최고가(153.13달러) 대비 29.22% 낮다.
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사측이 집계한 전문가 컨센서스는 37만7천592대로 2022년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마존은 지난 주까지 주간 기준 8주 연속 내리막을 걸은 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 초반 2% 이상 하락했다가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앞서 발표된 자동차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GM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딛고 0.75% 반등했다. 포드는 3.19% 오르고 스텔란티스는 1.15% 내렸다.
전 거래일인 지난 28일 나스닥거래소에 첫 상장된 데이터센터 운영·임대 업체 코어위브 주가는 7.30% 이상 미끄러졌다. 엔비디아 지원을 받는 코어위브는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은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업체 미스터 쿠퍼는 금융서비스업체 로켓 컴퍼니스가 94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 알려진 후 주가가 14.46% 뛰었다. 이번 거래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이 오르고 임의소비재(0.18%↓) 단 한 종목만 하락했다.
필수소비재(1.63%) 상승률이 가장 컸고, 에너지(1.07%)·금융(1.25%)·소재(1.07%)·유틸리티(1.07%)는 1%대, 헬스케어(0.9%)·산업재(0.64%)·부동산(0.88%)·테크놀로지(0.03%)·통신서비스(0.24%)는 1% 미만 올랐다. 테크놀로지 상승률이 가장 미미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케츠 수석 글로벌 전략가 제이 우즈는 "관세 불확실성과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비밀의 장벽이 드리워진 가운데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우선 팔고 기다리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공황 매도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고 이는 급반등 랠리를 부를 수 있는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 14명은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4분기 2.3%보다 크게 낮다. 인플레이션이 재가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에 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시간 기준,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74.4%로 전일 대비 4.1%포인트 낮아졌다.
연내 2차례(각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은 91.3%, 3차례 이상 내릴 가능성은 68.1%로 반영됐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0.63포인트(2.91%) 높은 22.28을 가리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