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이민 정책 등에 반감
▶ 외국인 방문 감소세 뚜렷
▶ 2월 캐나다인 23%나 줄어
▶ 관광업계 “640억불 손실”

외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나타나면서 여행업계와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에서 열린 LA 관광청의 LA 관광 홍보 행사 모습. [LA 관광청 제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무역보복 정책, 그리고 강경 이민 단속 등으로 반 트럼프 정서가 확산되면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외국인 관광객이 미국 여행을 재고하면서 트럼프 슬럼프(Trump Slump)가 다가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여행 기피 현상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인종차별적 언사 등이 외국인들에게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것이다. 여행 전문가들은 “이 정부의 수사와 정책이 미국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고 관광 심리에 영향을 주는 등 세계인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제무역청(ITA) 통계에서 지난 2월 미국 방문 해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4% 줄었다. 이밖에 중국(11%), 아프리카(9%), 아시아(7%), 중앙아메리카(6%)에서 출발한 여행객의 감소세가 눈에 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다”고 발언한 이후 캐나다인들의 외면이 두드러진다. 2월 한 달 미국 여행을 다녀온 캐나다인은 23% 줄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학대적인 과세 및 관세 당국 중 하나”라고 비난하고 유럽산 와인과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후, 많은 유럽인이 미국 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 정부는 까다로워진 미국의 입국 정책에 따라 미국 여행 시 권고 사항을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미국 내 관광산업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 델타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아메리칸 항공 등은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1분기(1~3월) 비행 계획을 하향 조정했다. 미국 관광 산업 역시 여행객 감소로 수십억달러의 손실 전망이 나왔다. 여행 조사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으로의 국제 여행은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여행 산업에 640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관광객 감소가 발생, 약 200억 달러의 관광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객 감소로 비상이 걸린 한인 여행사들을 포함한 미국 관광업계도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LA 관광청 한국사무소는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우리가 사랑하는 LA(We Love LA)’를 알리는 리셉션 ‘LA 매직아워’를 26일 서울 이태원에서 여는 등 한국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한인 관광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국의 여행사들과 계약을 맺고 주로 한국에서 오는 인바운드 고객들을 상대하는 한인 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새로운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패키지 상품의 질을 높이는 등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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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